일명 ‘홍수막이’라고도 하며, 정월에 한다.
살풀이가 개인이나 어떠한 구체적인 사람들에게 있는 독한 살기 있는 운수를 제치는 의례라 한다면, 횡수(홍수)는 비교적 일상적인 생활에서 들기 쉬운 나쁜 운수를 말하는 것으로 초상집에 다닐 때나 혼인집에 드나들 때 잡귀의 침입을 받기 쉬운데, 횡수막이는 무의식·의식적으로 입는 나쁜 운수를 제거하는 것이다.
횡수막이는 개인단위가 아니고 가족단위로 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살풀이는 개인단위로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횡수막이는 가족 전체를 위하여 하는 것이다.
서울지역에서는 주로 무당집을 찾아가 일년 액을 막는 횡수막이를 하는데, 주부가 직접할 수도 있다. 이때는 식구들의 동정이나 옷을 가지고 서낭당이나 신당에 가서 제물을 차려놓고 주부가 빌어 축원하는 것이다. 식구들의 동정을 뜯어 모아서 서낭당에 거는데, 이것은 잡귀가 붙은 것을 떼기 위하여 옷이나 몸에 가까이하였던 것을 버림으로써 그 옷을 따라서 잡귀를 나가게 하는 주술적 의미가 있는 것이다.
또, 횡수는 시간적으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날마다, 달마다, 해마다 생기는 것이라고 믿는다. 서울 지역에서는 창부거리 중에 횡수를 막는 무가가 있는데, “정월에 드는 홍수 설날 차례로 막아내고, 이월에 드는 홍수 이월 영등에 막아내고, 삼월이라 드는 홍수 삼월삼짇날에 막아내고, 사월에 드는 홍수 사월초파일에 막아내고……”라는 내용이다. 일년 열두 달에 드는 횡수(橫數 : 뜻밖의 운수)를 매년 정초에 막는 것이다.
이것으로 보아 시간적으로 묶어서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횡수막이는 푸닥거리처럼 치료하는 것이나 사후조처에 대한 의례가 아니고 ‘막아내고’라고 되풀이되는 무가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예방을 주목적으로 한다. 정월에 그해의 횡수막이를 하는 것도 그해에 들 나쁜 운수를 미리 막고자 하는 데에 뜻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