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락당고 ()

희락당고
희락당고
유교
문헌
조선 전기의 문신, 김안로의 시 · 기 · 응제 · 제문 등을 수록한 시문집.
정의
조선 전기의 문신, 김안로의 시 · 기 · 응제 · 제문 등을 수록한 시문집.
서지적 사항

8권 6책. 필사본. 서문과 발문이 없어 편집 경위와 필사 연대를 알 수 없다. 규장각 도서에 있으며, 1974년 건국대학교출판부에서 저자의 아버지 김흔(金訢)의 문집인 『안락당집(顔樂堂集)』과 합집되어 영인되었다.

내용

권1∼4에 시 600여 수, 권5에 지(志) 1편, 설(說) 1편, 기(記) 7편, 도지(圖志)·첩(帖)·발(跋) 각 1편, 응제 8편, 서(序) 6편, 제(題) 4편, 권6에 제문 9편, 권7에 비명 28편, 권8에 잡저 1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여러 가지 내용을 각 체에 담았는데, 사우간에 주고받은 것과 유배 생활의 심회를 읊은 것이 많다. 특히 「차운호수의고회문시(次韻湖叟擬古回文詩)」 1수와 「차호수회문시」 4수가 있어 회문체의 시에도 능했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이 시의 서에서 회문시를 지은 것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내고 있다. 즉, 회문시는 옛사람들의 문집 가운데도 많지 않을뿐더러, 말이 공교롭다고 하기에는 부족하여 문자 희롱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더구나 회문시에 대한 차운은 전혀 없는데, 자신이 외람되지만 짓는다고 하였다.

시 가운데는 영물시(詠物詩)가 많으며, 영사시(詠史詩)도 주목된다. 「영사시」·「영사잡언(詠史雜言)」 등은 각각 24수·26수나 되는 장편으로, 저자의 역사의식을 잘 반영하고 있다. 「영사시」는 한(漢)나라 고조(高祖)를 비롯해 왕안석(王安石)·여해(呂海)에 이르는 중국의 제왕·정치가·문사 등 24인의 행적을 칠언절구에 담은 것이다. 권4의 「작시(作詩)」는 저자가 시를 익히게 된 과정과, 아울러 저자의 작시론을 병가의 일에 비유하여 오언으로 48구에 걸쳐 지은 장편이다. 저자의 문학관을 살필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문은 관직에 있을 때 어느 한가로운 여가에 유한한 정서를 표현하고 있는 글과, 임금의 명에 따라 지은 응제, 그리고 왕후·친지·인척 등의 묘도문(墓道文)이 대종을 이루고 있다. 「유봉황대지(遊鳳凰臺志)」는 평양 봉황대에 올라 주변 경관을 보고 느낀 감흥을 읊은 것이다. 이밖에 「청심당기(淸心堂記)」·「덕수유산기(德水遊山記)」가 있다. 특히, 남산에 있는 우거의 서실에 달아 놓은 「희락정기(希樂亭記)」와 만년에 이름을 고친 「보락정기(保樂亭記)」 등은 저자의 현실적 지향을 잘 보여준다.

「치전설(治田說)」은 밭매기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통치자의 자세를 제시한 글이다. 「성의관기(誠意關記)」는 우의의 형식을 빌려 쓴 가전체 소설의 일종이다. 의관이 처음 설치되었을 때는 사람의 마음이 순고(淳古)했으나, 시대가 내려올수록 도(道)가 땅에 떨어지자, 천군(天君)이 나와 이욕(利慾)의 적을 물리치고 의관을 더욱 공고히 하여 적의 공척을 받지 않도록 했다는 내용이다. 이는 이제까지 가장 이른 시기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진 김우옹(金宇顒)의 「천군연의(天君演義)」보다 앞선 시기에 지어진 것으로, 천군계(天君系) 심성가전(心性假傳)으로는 최초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권8의 「용천담적기(龍泉談寂記)」는 용천에 귀양가 있을 때 지은 필기류의 저작이다. 기나긴 하루해를 보낼 길이 없어 평소 친구들에게 들은 말을 모아 심심함을 달래는 자료로서 이 글을 지었다고 한다. 비록 크게 마음 쓸 만한 것은 못 되지만, 도박이나 낮잠 자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에서 지었다고 동기와 목적을 밝혔다. 대략 40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전편 가운데는 황당무계한 내용도 다수 있으며, 역사적인 사실의 전후 사정을 설명한 내용도 있다. 문학적인 내용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홍만종(洪萬宗)은 이 가사만 뽑아 『시화총림(詩話叢林)』에 전재하고 있다. 『대동야승(大東野乘)』 권13에 35개의 내용으로 전편이 수록되어 있으나, 전체 내용에는 큰 차이가 없는 듯하다.

의의와 평가

저자가 역모로 처형된 이후 간행되지 못한 채 후손에게만 전해져 왔으므로, 일반에게는 「용천담적기」를 제외하고는 문집의 내용이 알려진 바가 없었다. 그러나 저자가 남곤(南袞)·심정(沈貞) 등과 함께 관학파(官學派)의 사장학(詞章學)을 주도했던 인물인 점에서 이 책은 그 가치가 크다. 조선 중기 관학파 문인들의 의식과 문학적 소양을 살피는 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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