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우도 홍조단괴 해빈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 7필지의 지선에 인접한 공유수면이다. 우도 서쪽 해안의 홍조단괴 해빈은 퇴적물의 90% 이상이 홍조단괴로 이루어진 국내 유일의 해변으로, 2004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홍조단괴는 석회조류가 자갈 등을 감싸며 성장한 생물 기원의 입자로, 파랑과 해류에 의해 해변에 쌓이게 되었다. 붉은색이던 홍조류는 공기 중에서 백색으로 변해 해변은 하얀색을 띠며, 이는 검은 현무암과 대비되어 독특한 경관을 이룬다.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희귀한 지형이다.
제주도 동쪽 끝에 위치한 우도는 약 10만 년 전, 섬의 남동쪽 소머리오름 분화구[우도봉]에서 일어난 수성 화산 분출에 의해 형성되었다. 우도의 해안 지역은 응회구인 소머리오름 주변을 제외하면 대부분 용암류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완만한 경사의 평지가 해저로 연장되면서 파식대지가 우세하게 발달하고, 해안의 만입부에는 소규모의 사빈과 역빈이 다수 분포한다. 홍조단괴 해빈은 해안선의 굴곡이 그다지 심하지 않은 우도 서쪽 해안을 따라 길이 약 850m, 최대 폭 30~35m 규모로 분포한다.
해빈에 쌓여 있는 홍조단괴는 해조류의 일종인 홍조류가 작은 암석 조각과 같은 단단한 핵을 중심으로 겹겹이 둘러싸면서 만들어진 생물 기원의 입자이다. 홍조단괴 해빈이 발달한 우도 서해안과 제주도 동쪽 해안 사이에는 수심 15~20m의 우도수로가 북북서-남남동 방향으로 발달해 있으며, 수로 북부 해저에는 홍조류로 이루어진 단괴가 상당한 밀도로 분포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이들 홍조단괴는 겨울철 북서 계절풍이나 여름철 태풍 시기에 강한 파도와 해류에 의해 점차 우도 서쪽 해안으로 밀려와 쌓이면서 홍조단괴 해빈을 형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홍조단괴 해빈을 구성하는 단괴 입자들은 대부분 직경 수 ㎜에서 10㎝ 이상의 모래나 자갈 크기이며, 해안선 근처 화산암반 위에 평균 1.5m, 최대 4.5m 두께로 퇴적되어 있다. 홍조단괴 해빈의 형성 시기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곳에 퇴적된 홍조단괴의 최대 생성 연대는 약 2,000년 전으로 측정되며, 대체로 10년에 23㎜ 속도로 약 200~250년에 걸쳐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광합성을 하는 식물성 해양생물인 홍조류는 빛이 도달하는 얕은 바다에 주로 서식한다. 특히 해류나 파도가 강한 지역에 사는 일부 홍조류는 세포벽을 강화하기 위해 해수 중 탄산칼슘[CaCO₃]을 흡수해 세포조직 내에 방해석 형태로 고정하는데, 이를 석회조류라 한다. 이들은 가지 모양으로 성장하거나 바위 표면에 붙어 덮개 모양으로 자라며, 얕은 바다에서는 모래나 자갈 표면에도 부착해 성장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파랑, 조류, 태풍 등에 의해 입자가 굴러 뒤집히면 그 표면 전체에 홍조류가 고루 부착되어 점차 커지며 수 ㎝ 크기의 홍조단괴가 형성된다.
홍조류는 생존 시 붉은색을 띠지만, 해변으로 밀려와 죽고 공기 중에 노출되면 붉은 색소 성분이 분해되고 광물질인 탄산칼슘만 남아 백색으로 변한다. 이 때문에 ‘홍조단괴 해빈’이라는 이름과 달리 실제 해변은 하얀색을 띠며, 주변의 검은색 현무암반과 에메랄드빛 바다와 어우러져 이국적이고 매혹적인 해안 경관을 연출한다. 향토사학자이자 교육자인 김찬흡 선생은 이 해변을 우도팔경 중 하나로 꼽으며 ‘서빈백사(西濱白沙)’라 명명한 바 있다.
홍조단괴는 우도 외의 국내 해안에서도 일부 발견되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퇴적물 중 홍조단괴의 함량이 매우 낮다. 퇴적물 대부분이 홍조단괴로 이루어진 해변은 우도 홍조단괴 해빈이 유일하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물다. 특히 화산섬 주변 해빈 퇴적물이 전부 홍조단괴로 구성된 사례는 우도가 유일하다. 현재 이 해변과 함께 해안선에서 1㎞까지의 연안역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