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LEEUM, 옛 호암미술관)과 동경국립박물관에 각기 소장되어 있다. 발굴품은 아니지만 제작기법으로 보면 신라 금관과는 차이가 있고 함께 출토된 것으로 전하는 유물 가운데 전형적인 대가야 유물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 금관 역시 대가야 시기의 것으로 볼 수 있다. 6세기 전반 무렵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가야유적에서는 아직 정식 발굴조사를 통하여 금관이 출토된 적은 없고 금동관(金銅冠)과 은관(銀冠)만 출토되었다. 금동관 가운데 고령 지산동32호분 출토품은 가야문화를 대표하는 작품이며 제작 의장(意匠)에서 가야 금관과 공통하는 면모를 보여준다. 이 금동관은 초화형(草花形)의 세움장식〔立飾〕이 특징이며 신라의 금동관에 비한다면 세움장식의 형태나 장식이 간략하다. 무덤 주인공이 착장한 것은 아니며 부장된 토기 위에서 출토되었다. 이러한 금동관의 제작 전통이 이어져 가야 금관을 탄생시킨 것 같다.
리움 소장 금관은 대가야 전성기의 금속공예문화를 잘 보여주는 명품이다. 신라의 금관처럼 도식적이지 않으며, 풀잎 모양의 장식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비교적 넓은 관테에 꼭대기가 보주형(寶珠形)을 이루는 초화형 세움장식 4개를 붙였는데, 금실로 고정하고 있어 금못으로 고정하는 다른 관과 차이를 보인다. 이 금관의 출토지에 대한 이론이 있으나 고령 이외의 지역에서 출토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괄유물 중에는 고령 지산동 45호분과 합천 옥전 M4호분 출토품과 같은 형식의 금 귀걸이가 있어 6세기 전반 무렵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외에 가야 출토로 전하는 금관이 일본 동경박물관 소장 오구라컬렉션〔小倉 Collection〕중에 있다. 이 금관은 가운데에 조금 작은 초화형 세움장식이, 그 좌우에는 두 가닥의 풀잎 모양의 세움장식이 부착되어 있다. 관테와 세움장식에는 파도무늬와 연속점무늬가 표현되어 있다.
리움 소장품은 1971년 국보로 지정되어 관리중이다. 금관 높이는 11.5㎝, 관테〔臺輪〕지름은 20.7㎝, 관테 너비는 3.6㎝이다. 동경국립박물관 소장품은 동양실에 전시중이며, 관테 지름이 16.9㎝이다.
현존하는 2개의 가야금관은 6세기 무렵 대가야 왕의 금관으로 추정할 수 있으며, 가야의 빼어난 공예기술과 예술적 안목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