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서 남쪽 20㎞ 지점에 위치한 평촌 신도시는 주택 공급을 통한 부동산 가격의 안정과 투기 풍조 해소, 수도권의 기능 분담을 목적으로 건설된 수도권의 1기 신도시(분당, 산본, 일산, 중동, 평촌) 가운데 하나이다. 이 신도시는 안양시의 신 중심업무지역, 도시 내 신시가지 조성을 목적으로 안양시 동안출장소(현, 동안구)인 평촌동, 비산동, 호계동, 관양동 일원에 건설됐다. 1989년 8월에 한국토지공사가 신도시 건설을 시작했으며, 1995년 12월에 준공됐다. 평촌 신도시가 속하는 안양시 동안출장소는 평촌 신도시의 입주가 시작된 1992년 동안구로 승격됐다.
평촌(坪村)은 순우리말 지명인 ‘벌말’을 한자화 한 지명이다. 과천선(사당~금정) 신설 당시 평촌역의 이름도 고유 지명을 딴 ‘벌말역’이었다. ‘벌말’은 인덕원 남쪽의 ‘허허벌판’이라는 뜻으로 지어진 이름이며, 이후 마을이 하나 더 생기면서 두 벌말(윗벌말, 아랫벌말)로 불리게 되었다. 이를 한자로 ‘이평촌(二坪村)’이라고 했으며, 줄여서 ‘이동(二洞)’이라고도 했다.
평촌 신도시는 북쪽(관악산, 629m)과 남쪽(모락산, 385m)의 산악 지대 사이에 펼쳐진 평야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평촌 신도시가 개발되기 전에 이 지역은 대부분 농경지로, 안양시에서 가장 넓고 평탄한 표고 30~40m 이하의 저지대였다. 평촌 신도시의 서쪽으로는 한강의 지류인 안양천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르며, 안양천으로 흘러드는 학의천이 신도시의 북쪽을 동에서 서로 흐른다. 안양천 건너 서쪽으로는 수리산 도립공원이 있고, 동쪽은 인덕원 고개를 넘어 과천으로 연결된다.
1980년대 말은 소득과 인구의 증가, 주택 공급 부족 등으로 인해 주택난과 투기 열풍이 심화되던 시기였다. 이에 정부는 ‘주택 200만호 건설’의 일환으로 수도권에 대규모 주거 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지역에 5곳의 신도시를 건설하게 되었다. 이때 물색된 지역 가운데 한 곳이 바로 지금의 안양시 평촌 신도시다. 분당, 일산과는 달리 평촌은 중동, 산본 신도시와 함께 ‘도시 내 신도시’라 할 수 있다. 평촌 신도시가 위치한 안양시는 수도권 공업지역의 대표적인 도시 중에 하나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도시지만, 서비스 시설은 매우 부족했다. 평촌 신도시의 건설로 안양시는 도시 기반 시설을 정비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꾀할 수 있게 됐다.
평촌 신도시의 범위는 안양시 동안구 전체를 포괄한다. 안양시 동안구는 인구가 344,156명이며 안양시 인구의 약 57.2%, 가구수는 112,428 세대로 안양시 전체의 55.7%를 차지한다.
평촌 신도시의 중심부에는 수도권 지하철 4호선 범계역과 평촌역이 있으며, 두 역 사이에 안양시청, 동안구청 등 행정관청이 있다. 이곳을 중심으로 평촌 신도시의 번화가가 형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