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조선시대 의장용 무기로 제작된 철퇴로, 쇠로 만들어졌다. 연봉(蓮峯) 형태의 퇴부와 손잡이 부분에 귀면문(鬼面文), 연판문(蓮瓣文), 뇌문(雷文) 등의 문양이 은입사기법으로 장식되어 있다.
철퇴(鐵槌)는 무구(武具)의 하나로 긴 자루의 끝에 쇠뭉치가 달린 형태이며, 철추(鐵鎚)라고도 한다. 이러한 쇠몽둥이는 원래 실전에서 가격할 수 있는 무기였지만, 지휘관의 지휘봉으로도 사용되었다. 은입사귀면문철퇴는 입사기법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것으로 보아, 고위직이 지녔던 의장용 무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봉오리 형태의 퇴부에는 도깨비 문양이 표현되었고 손잡이와 연결되는 하단부에는 연판문이 시문되었다. 또한 손잡이의 양쪽에도 문양이 장식되었다. 현재 한 쌍으로 전하는데, 두 점은 세부 장식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전체 크기와 문양 구성이 일치한다.
은입사귀면문철퇴는 조선시대 유행한 공예기법인 은입사 장식이 주목된다. 입사기법은 삼국시대부터 등장하여 현재까지도 지속되는 대표적인 공예장식기법이다. 특히 조선시대는 이전 시기에 유행했던 끼움입사와 구별되는 쪼음입사 기법이 도입되어 크게 성행하였다. 고려시대까지 주류를 이루었던 입사기법은 일반적으로 청동기물에 홈을 파고 금이나 은을 채워 넣는 끼움입사 방식이었다. 이에 비해 조선시대는 장식될 부분을 끌로 촘촘하게 쪼아 표면에 홈을 만든 다음, 금은으로 만든 실이나 판을 박아 넣는 기법을 사용한다. 조선시대 쪼음입사 기법은 대체로 철제기물에 장식된다. 또한 여의, 사인검, 철퇴와 같은 의장구와 향로, 연초합, 필통 등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로 제작되었다.
철퇴에는 흔히 도깨비문으로도 불리는 귀면문이 쪼음입사 기법으로 표현되어 있다. 귀면문은 삼국시대부터 고분벽화와 각종 금속공예품, 전돌 등에 나타나며, 이후 시기에도 지속적으로 유행하는 장식 문양이다. 귀면문은 자연재해나 질병과 같은 재앙을 물리치고자 하는 마음에서 초자연적인 존재를 상징적으로 도안한 것으로 파악된다.
은입사귀면문철퇴는 쇠뭉치와 손잡이의 적절한 비례, 정교한 세부 장식 등을 갖추고 있어, 조선시대 의장용 무구의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다. 특히 귀면문, 연판문, 뇌문 등의 문양이 입사기법으로 섬세하게 시문되어 있어, 공예 장식기법 연구에도 귀중한 자료가 된다. 또한 유물의 보존상태도 양호하고 유사한 예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