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연에서는 자발적인 복종의 행복에 대해, 2연에서는 자발적인 복종과 일반적인 복종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1연에서 제시되는 특이한 상황에 대해 2연에서 그 이유를 설명하는 구성방식이다.
이 시의 화자는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야요”라는 비상식적인 언술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이어서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당신’이라는 특별한 대상이다. ‘당신’에 대해서라면 자유보다도 복종이 달콤하다는 것이다. 당신이 전제되어 있다면 복종이 자유보다 우위에 놓인다. 당신에 대한 복종으로 나는 자유보다 더 큰 존재의 가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의 화자는 자발적인 헌신을 통해 자아의 이상에 도달하려 한다. 타의에 의한 복종은 고통스럽지만 자발적인 복종은 희열에 가까운 행복감을 일으킨다. 즉 복종이 진정한 기쁨에 이르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동기가 주어져야 하는 것이다.
당신에 대한 자발적인 복종이 갖는 의미는 그것이 불가능한 상황과의 비교로 더욱 선명하게 부각된다. 2연에서는 당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한 복종이 갖는 문제점을 지적한다. 다른 사람에 대한 복종은 당신에 대한 복종으로 행복을 얻으려는 나의 희망을 위반한다. 다른 사람에 대한 복종과 당신에 대한 복종은 양립할 수 없는 가치이다. 나는 행복의 가치를 ‘복종’ 자체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당신’에 대한 복종에서 찾는다. 당신에 대한 복종은 진정한 자유와 기쁨에 이를 수 있는 방법이기에 소중하다. 자발적 복종은 철저히 자율성의 발현이며 타협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이다. 이 시를 통해 한용운 시에서 절대자에 대한 종속적 태도에는 자발성이 전제되어 있으며 이는 자아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적극적인 실천의 행위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시에는 지배와 복종의 관계에 대한 한용운의 관심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자발적인 복종은 자율과 의지에 의해 가능한 것이며 진정한 자유에 이르게 한다는 사상은 이 시가 쓰인 당시 역사적 상황으로 볼 때 역으로 강압적인 식민지배에 대한 거부와 저항의 분명한 근거로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