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각 연이 2행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연의 두 번째 행에서는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라는 후렴구가 반복된다. 이 시의 화자는 달을 쳐다보며 마음속 그리움과 설움을 투사하고 자신이 직면해 있는 감정의 상태를 고백한다.
남녀 간의 연정을 드러내는 이 시에서 달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리움을 알기 전에는 단순한 자연에 지나지 않았던 달이 이제는 그리움을 촉발시키는 매개가 되어 있는 것이다.
이 시의 묘미는 그리움의 발생을 분기점으로 하는 주정적인 시간의식에 있다. 임에 대한 그리움을 알기 전에는 달을 쳐다볼 줄도 달에서 자신의 감정을 발견할 줄도 몰랐지만 이제는 달라졌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임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치는 현재 자신의 상태이다. 이 시의 주된 정조는 임과 이별해 있는 현재의 부정적인 상황에 비탄이다.
이 시에서 임과의 이별로 인한 그리움과 서러움이라는 극한의 감정은 서경과 서정의 조화로 인해 조절된다. “봄 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이라는 단조로운 서경과 ‘사무치는 그리움’이라는 극한의 감정이 균형을 이루는 셈이다. ‘밝은 달’과 ‘설움’의 조합도 마찬가지로 균형과 절제를 이룬다.
1연의 단순한 서경과 2연의 간절한 서정을 이어 3연에서 다시 평이한 진술로 감정의 기복을 조절했다면 마지막 연에서는 감정이 절정으로 치닫는다. 짧은 시이지만 감정의 완급 조절 및 서경과 서정의 조화가 뛰어나다.
이 시에는 김소월 시 특유의 그리움과 설움의 정조가 압축되어 있다. 김소월의 시는 이별 후의 상실감과 비애를 주된 정조로 삼는다. 이 시에서도 알 수 있듯 김소월의 시에서는 임과 사랑했던 과거의 시간보다는 임과 이별해 있는 현재의 시간이 가장 강한 구속력을 갖는다. 김소월 시에서 두드러지는 비애의 정서는 이러한 현재 중심의 시간의식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이 시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로 인한 그리움과 설움이라는 보편적인 정서를 탁월하게 표현하는 김소월 시의 특징을 함축하고 있다. 감정의 완급 조절과 서경과 서정의 조화가 뛰어나서 서정시의 전통적 맥을 잇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