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m. 198면. 1985년 1월 5일에 창작과비평사에서 발행하였다. 서문은 없으며, 김도연의 발문과 저자의 후기가 마지막에 실려 있다. 총 3부로 나뉘어 51편의 작품이 수록되었다.
이 시집은 김용택의 첫 번째 시집으로서, 시인의 구체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농촌공동체의 위기를 서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농민의 삶이 지향하는 원형적인 평화를 부각시킴으로써 그 위기의 극복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그래서 섬진강을 배경으로 하는 표제작 「섬진강」 연작시에서 시종일관 농촌의 유토피아적 삶을 서정적으로 제시하면서도 농민이 직면한 현실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놓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농민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마당은 비뚤어졌어도 장구는 바로 치자」와 같은 작품도 농민을 화자로 내세워 격정적인 어조로 현실을 비판하지만 서정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시적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또한 이 시집은 농민들의 현실 인식을 담는 그릇으로 4·4조의 전통적인 가락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런 실험적인 시도가 현대적 감각과 어긋나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농민의 구체적인 감각과 어울리는 갈래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시집은 1980년대에 도시 노동자들의 현실을 다루는 노동시가 주류를 이룰 때, 농촌의 문제를 정면으로 부각시키는 농민시의 전형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였다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