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제한된 시공간에서 제한된 자유를 누리는 존재를 ‘길’이라는 거대 구조 속에 형상화하고 있다. 또 작가의 다른 소설과 마찬가지로 ‘낙원 상실’ 모티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교도소를 출감한 노년의 한 사내는 교도소 근처 공원에서 새를 파는 젊은이를 본다. 새장수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새를 팔고, 사람들은 그 새를 사서 하늘로 방생한다. 사내는 공원에 떨어진 동전을 주워 모은 돈으로 옥중 동료들을 대신해 방생을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이 석방되는 날 면회 오도록 연락해 둔 아들을 기다리며 사내는 며칠을 공원 벤치에서 노숙을 한다.
어느날 밤 사내는 새장을 떠나 공원 숲으로 날아간 새가 날갯죽지가 잘려 멀리 날아가지 못하고, 새장수는 그런 새를 플래시 불빛으로 잡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새장수가 새를 잡던 어느 날 밤, 새장수에게 쫓기던 새 한 마리가 숲에서 자던 사내의 품속으로 숨어들어 오게 되는데 그 새는 이상하게도 사내를 겁내지 않았다. 그 새는 사내가 전에 방생한 새였다. 사내는 그 새가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고 믿고 행복을 느낀다. 다음 날 새장수에게 갔다가 그 새를 발견한 사내는 6개월분의 노역비를 지불하고 그 새를 사서 고향으로 간다며 남쪽으로 향한다.
이 작품은 출감한 이후에도 정처를 찾지 못한 주인공과 더 이상 자유로움의 표상일 수 없는 새를 대비시켜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묻고 있다. 잔인하고 폭력적인 현대 사회의 이면을 비판한 이 작품은 제 2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