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가는소리는 기계가 없던 시대에 소에 쟁기를 메워 몰아 밭을 갈면서 소를 몰아가는 소리에 가창자 자신의 심정을 담아 부르는 민요다.
밭가는소리는 강원도 지역에서 많이 불렀고, 강원도 접경지역인 경기도 동부지역과 경상북도, 제주도 일부 지역, 그리고 북한의 황해도와 함경도 지역에서도 불렀다. 밭가는소리는 소를 몰아간다고 하여 일명 ‘소모는소리’로 표기하는 경우가 있으나, 소를 모는 목적을 명시하는 ‘밭가는소리’가 정확한 용어이다.
밭가는소리의 노랫말은 기본적으로 소를 원하는 방향으로 몰기 위한 소리가 가장 많고, 소를 타이르거나 야단치는 내용이 그 다음이며, 그 사이사이에 가창자의 심정이 표현되기도 한다.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 초현리에서 채록된 밭가는소리의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
이랴!
이러저 어디여 이랴!
이 소야 부지런히 가보자 이러 저라!
저 낭구 떠거지(둥치)에 뿔 다치지 말고 슬슬 밀어 나가보자 이랴!
어디 저 안소!
마라소가 우겨서 가자 저 밤나무 가지 다치지 말고 이랴!
이 소야 오리내리지 말구 덤성거리지 말구서 슬슬 당겨 주어 이랴 이랴!
저 나무에 부딪히지 말고 가자 이랴 이랴!
해는 석양이 되는데 점슴참도 늦어간다 어 후!
어디 돌아를 서 이랴 이랴!
목두 마르고 숨두 차니 담배 한 대 태우구 가자
와아!
(1994 /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 초현리 / 김인환)
노랫말 중에서 ‘안소’와 ‘마라소’는 소 두 마리(이를 ‘겨리’라 한다)를 몰아갈 때 왼쪽 소와 오른쪽 소를 구별하여 부르는 말이다. 위 노래는 강원도의 전형적인 밭가는소리 노랫말이다.
밭가는소리는 오늘날 현지에서 거의 사라졌으나 간혹 비탈이 심한 지역에서는 아직도 소를 몰아 밭을 갈면서 소리를 하는 곳도 있다. 채소를 대량으로 재배하는 고랭지밭에서는 파종을 할 때 밭고랑을 만들기 위해 소로 쟁기질을 하는 곳이 있다.
강원도 일대의 밭가는소리는 일명 ‘산유화’(또는 산야·산여·산유에)라고 하여 별도의 악곡명을 붙이는 관행이 있다. 이는 그 지역에서 밭가는소리가 그만큼 중요하고 많이 불렀음을 뜻한다. 밭가는소리는 원시적인 형태로 최근까지 남아있었던 민요로서 민요의 발생과 효용을 알 수 있게 하는 자료로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