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상질소리는 볏단을 메고 개상 앞에 들어서서 볏단을 내리쳐 낱알을 떨어낸 뒤 다른 일꾼들과 교대하는 형식과, 그런 동작의 구분 없이 일꾼들이 각자 알아서 볏단을 내리치면서 하는 두 가지의 형식이 있다. 개상질소리가 단지 벼를 떨어내기 위한 원시적인 소리의 형태를 띠고 있는 곳은 강원특별자치도와 충청북도 지역이며, 개상질소리가 하나의 민요로서 음악적으로 발달돼 있는 곳은 충청남도 지역이다.
개상질소리는 벼를 떨어내는 동안에만 부르기 때문에 일정한 마디를 부르고 나서 단락이 끊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개상질소리의 노랫말은 ‘참나무 개상에 닭 잡고 술 먹자’는 구절인데, 여기에는 참나무로 만든 개상이라는 도구와 타작하는 날 주인집에서 닭을 잡아 대접하는 풍습이 함축되어 있다.
충청남도 홍성군 은하면 장척리에서 채록된 개상질소리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 노래 앞부분에 ‘들왔나, 들왔네’라는 말은 일꾼들이 볏단을 들고 개상 앞에 들어섰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들왔나? / 들왔네!”
에야호 / 에야호
참나무 개상에 / 에야호
닭 잡구 술먹자
(다같이) 헤헤야 헤헤이 허아 에헤이 나간다
“들왔나? / 들왔네!”
에야호 / 에야호
우리가 살며는 / 에야호
멫백 년 사느냐
(다같이) 헤헤야 헤헤이 허아 에헤이 나간다
(1992 / 충청남도 홍성군 은하면 장척리 / 김상규 외)
좀 더 긴 개상질소리에서는 뜻이 통하는 문장이 나타나기도 한다. 충청남도 서천군 비인면 선도리의 벼떠는소리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
“왔나? / 어!”
에헤헤 에에야 / 에헤헤 에에야
가노라 간다네 나는 가네 / 에야 헤에헤
한양낭군이 나는 간다 / 허 어허어아 허허어아어 아어 어허허 에헤야
에야하 한양낭군이 / 에야아하 나는 간다네
에야디여 나의에
(1993 / 충청남도 서천군 비인면 선도리 / 박진순 외)
개상질소리는 강원특별자치도 원주 · 홍천, 전북특별자치도 익산, 충청남도 부여 · 서천 · 청양 · 홍성 등지에서 채록되었다. 충청남도 부여에서는 개상질소리를 ‘바심소리’라 하여 모심는소리 · 논매는소리와 함께 「부여 산유화가」의 하나로 구성하여 전승하고 있다.
개상질소리는 일에 쓰이는 도구 이름을 민요의 이름으로 사용한 것으로, 일반적인 명칭은 ‘벼떠는소리’이다. 벼떠는소리는 짧은 외마디 소리에서 점차 긴 노래로 음악적 틀을 갖춰가는, 민요의 발전 양상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로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