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수확을 할 때는 논바닥에 얕은 고랑을 몇 줄 파서 미리 논에 물을 빼고 바닥을 말린다. 그렇게 마른 논에 벼를 베어 늘어놓고 적당히 말린 다음 볏단을 묶어서 집 근처로 운반하거나, 볏단을 논두렁에 세워 좀 더 말려서 가져오기도 한다. 볏단묶는소리는 마른 벼를 그러모아 한 단씩 묶으면서 하는 소리다.
벼를 베자마자 한 단씩 묶으면서 하는 소리는 벼베기의 연장으로 보아 ‘벼베는소리’로 분류한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면 논바닥에서 말린 벼를 그러모아 볏단을 묶으면서 소리를 하는 경우는 황해도 지역 외에는 매우 드물다.
황해남도 배천군에서 채록된 볏단묶는소리의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 거듭해서 한 단을 묶는다는 내용 외에 다른 노랫말은 많지 않다.
묶누나 또 생기누나 또 한 뭇 묶어보세
허리가 잘룩하게 묶어보잔다 또 한 뭇 묶어보세
데헤라 간재비 돌아간다 간자 머리 돌아간다
엉덩머리만 눌러주게 또 한 뭇 묶어보세
오늘 하루 다 갔는데 산골마다 그늘졌네
경기도 강화군 교동면 대룡리에서 채록된 볏단묶는소리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 노랫말 내용은 역시 거듭해서 볏단을 묶는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후렴) 묶고 나니 또 생겼네
묶고 나니 또 생겼네
한 아름 덤쑥 안았구려
엎어 놓고 배 맞았네
한 아름 덤썩 안았구려
묶고 나니 또 생겼구려
볏단묶는소리는 남한에서는 위에 제시한 경기도 강화군 교동면에서 한 곡이 채록되었고, 이 지역과 인적 교류가 많았던 황해도 연백지방의 볏단묶는소리 몇 곡이 악보로만 기록되어 있다.
볏단묶는소리는 벼 수확기의 민요가 작업 과정에 따라 세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 자료로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