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법성포단오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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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례·행사
문화재
매년 단오절에 전라남도 영광군 법성포에서 행해지는 마을축제. 지역축제.
정의
매년 단오절에 전라남도 영광군 법성포에서 행해지는 마을축제. 지역축제.
개설

2012년 7월 23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공동체의식 분야이다.

연원 및 변천

법성포 단오제의 유래는 대표적으로 파시난장설(波市亂場說), 조창난장설(漕倉亂場說) 등으로 압축된다.

법성포의 파시(波市)는 영광군 칠산바다, 즉 칠산도(七山島)와 위도(蝟島)에서 잡히는 조기어장 때문에 열리는 임시적인 난장(亂場)을 말한다. 난장은 조기의 상업적 거래뿐만 아니라 음식과 술, 윷놀이, 도박놀이류, 투전, 약장사, 고전무용경연대회, 국악경연대회 등 유흥과 놀이, 또는 공연예술을 모두 포괄하는 복합적 개념의 시장을 말한다.

법성포의 조창(漕倉)은 992년(성종 11년) 설치되는데, 인근 군현에서 거둬들인 세곡을 저장했던 창고를 말한다. 이때 거둬들인 세곡을 물길로 운반하는 것을 조운(漕運)이라고 하는데, 조운선이 돌아오는 시점에 숲쟁이에서 열린 대규모의 장 때문에 단오제가 생겼다는 것이 조창난장설의 핵심이다.

또한, 『세종실록』 영광군 기사에 의하면, 봄과 여름이 교차하는 시기에 어선들이 이곳에서 그물로 조기를 잡는다고 하면서 동군의 서쪽 파시평(波市坪)에서 조기가 산출된다고 한다. 단오제가 열리는 음력 5월 5일은 칠산탄의 조기어장이 끝나는 시점이고, 조운(漕運)의 세곡 운반이 마무리 되는 시기이며, 구암천(龜岩川)과 와탄천(瓦灘川) 주변 평야의 파종도 끝나는 때이다. 이 시기 지역주민들은 생산과 유통에 대한 감사와 축하를 기념하기 위해 단오제를 거행해 왔다.

시기별로 볼 때, 법성포단오제는 1637년부터 지역축제로 시행되어 오다가 1907년 중단되었고, 1946년 다시 거행되었다. 그 이후에도 그네타기 행사 중 발생한 인명사고로 인해 1976년 중단되었다가 10년 후인 1986년 복원되었다. 이후 1989년 제1회 법성포단오제가 열려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고, 2012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에 이른다. 주요 연행종목은 난장트기, 용왕제, 선유놀이, 전국숲쟁이국악경연대회 등이다.

『법성향지(法聖鄕誌)』에 의하면, 세습무계 출신인 김앵순(金櫻順, 1919~1995) 무녀와 그의 남편 김성락 등이 용왕굿을 맡았다고 한다. 그 이후 최정옥 무녀가 그 뒤를 이었고, 그녀의 사망 이후 김명자 · 최용 일행이 맡았다. 현재는 광주의 세습무계 출신인 이장단 · 박영태 부부가 굿을 맡고 있다.

한편, 진내리 출생 신명희(申明禧, 1907년생)의 『법호견문기(法湖見聞記)』에 의하면, 구한말 이후 매년 5월 5일이 되면 수정(藪亭, 숲쟁이)에서 판소리, 입창, 좌창, 시조, 땅재주, 줄타기, 그네 등의 경연대회를 열어 명인명창을 뽑는 행사를 거행했다고 한다.

행사내용

법성포단오제에는 인의산에서 지내는 ‘산신제’와 할아버지당산과 할머니당산에서 지내는 ‘당산제’, 그리고 ‘용왕제’와 ‘무속수륙재’ 등 네 가지 의식이 있다.

‘산신제’는 인의산(仁義山)에서 매년 축제가 시작되는 날, 마을 수호신인 산신에게 재앙과 환난을 예방하고 풍요를 빌기 위한 제사이다.

‘당산제’는 할아버지당산에서 유교식 제사로 먼저 모시고 나서 할머니당산으로 가서 간단하게 마친다. 이 의식에는 농악대와 광대재인들과 지역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당산제는 원래 정초 지내오던 동제였지만, 현재는 법성단오제에 한 행사로 차용되었다.

‘용왕제’는 제관들에 의한 선상에서의 유교적 의례가 끝나면 무당들이 굿을 주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의례의 목적은 용왕신에게 풍어와 안전한 조업을 기원하기 위함이다. 굿의 형식은 호남의 전통적 무계 출신이 진행하는 씻김굿의 형식이다. 용왕제의 절차는 안당, 초가망석, 용신굿, 용왕고풀이, 선왕굿, 제석, 용선 띄우기 등이다.

‘한제’는 한스럽게 죽은 사람들을 위로하려는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의식으로, 거행했으나 2008년부터 전금순의 주도 하에 ‘무속수륙재’로 대체되었다. ‘무속수륙재’ 역시 한제와 마찬가지로 한스럽게 죽은 영혼을 위해 연행되는 의식이다.

법성포단오제가 위와 같은 의식적인 행사인 동시에 줄타기, 판소리, 민요, 농악, 전통무용 등의 전통예술이나 기예의 공연이나 경연대회로서의 성격과 그네뛰기, 널뛰기, 씨름, 줄다리기 등의 대동놀이나 경기대회로서의 성격도 갖고 있으며, 이러한 의식 이외에도 놀이와 체험행사, 그리고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선유놀이, 그네뛰기와 씨름, 창포머리감기체험, 쑥떡메치기, 공옥진창무극공연, 법성굴비아가씨선발대회 등의 행사가 그것이며, 윷놀이를 하는 야바위꾼 등도 참여한다.

선유놀이는 계원인 유지 부인들이 ‘걸래’라고 부르던 땔감 운반용 나룻배를 타고 법성진에서 은선암 주변을 돌거나 바닷가를 돌며 음식과 함께 가무를 즐겼던 놀이이고, ‘칠산어장놀이’는 조기잡이를 할 때에 불렀던 배치기, 뱃노래를 근거로 근래에 공연화한 놀이다. ‘국악경연대회’ 역시 법성포 단오제 기간 중에 열리는 중요한 행사의 하나로서, 전국적 규모로 성대히 치러지고 있다.

현황

법성단오제의 후원조직으로는 백목전계(白木廛契)와 보부상단을 들 수 있다. 법성포의 난장기에 걸리는 패랭이와 짚신, 백목 등을 보면, 후원조직의 표상을 알 수 있다.

행사기간은 난장기를 세우는 시점으로부터 대략 한 달여 동안 진행되지만, 주요 행사기간은 주로 4~5일 정도다. 2006년도에는 5월 28일(일)부터 5월 31(수)까지 4일 동안 치러졌다.

주관단체는 영광군, 영광법성포단오제보존회, 영광문화원 등이다. 그 밖에도 지역주민회와 영광농악보존회 등 다양한 지역단체들이 행사에 참여한다.

2006년 행사의 종류는 전국영광굴비골마라톤대회, 굴비시식회, 학생굴비체험학습, 산신제(인의제), 길놀이, 당산제, 용왕제, 선유놀이, 연등행진, 한제, 전국국악경연대회, 창포머리감기체험, 쑥체험, 그네뛰기대회, 씨름대회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행사들이 개최되었고, 행사장소로는 숲쟁이공원, 법성포구, 기타 영광군 일대이다.

의의와 평가

법성포 단오제의 성격을 세 가지로 구분하기도 한다. 대동놀이적 행사로서 파시난장 · 단오난장 · 줄다리기, 해양축제적 행사로서 선유놀이 · 칠산어장놀이 · 용왕제, 예능축제적인 행사로서 농악 · 무당굿 등이 그것이다.

법성포단오제는 마을의 안녕과 풍요, 다산, 치병, 등의 마을수호와 화합의 기능을 복합적으로 가지면서 마을 공동체 문화로서 역할을 담보하고 있다.

단오제 기간에 거행되는 의식 중에서 직접적으로 연관된 제의는 용왕제뿐이다. 용왕제는 선상에서 유교식 제사와 무교식 굿으로 이루어지고, 선유놀이와도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구조를 갖는다. 그렇지만, ‘당산제’나 ‘산신제’는 시기적으로 단오제 기간과 맞지 않은 제의였고 ‘무속수륙재’ 역시 그 연원을 밝힐 수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단오제의 규모와 성격에 부합하기 때문에 단오제 의식으로 거행되고 있다.

참고문헌

『세종실록(世宗實錄)』
『법호견문기(法湖見聞記)』
『영광군 법성포』(오창현·편성철, 국립민속박물관, 2011)
『법성포단오제』(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원 민속학연구소, 월인, 2007)
집필자
목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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