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을 주조하고 접합해서 만든 4각 책상으로, 천판 윗면에는『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변상도를 새겨 넣었다. 2012년 10월 30일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고, 동아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경상은 경전이나 책을 볼 때 사용했던 가구의 한 종류이며, 일반적으로 나무로 제작된다. 동제 경상은 청동으로 만들고 변상도를 새겨 넣어, 재료와 장식이 특이한 예에 속한다. 전체 외형은 호족반(虎足盤)과 유사하다. 천판, 운각, 동물 모양 다리, 양쪽 다리를 연결하는 족대 등으로 구성되었다. 조선 후기의 유물로 추정되며, 보존 상태도 양호하고 안정감 있는 형태와 아름다운 장식을 갖추었다.
경상에 새긴 판화는 해인사에 전하는 80권본『화엄경』변상도의 11권「비로자나품(毘盧遮那品)」과 비교할 수 있다. 이는 비로자나불의 과거 수행 공덕과 인연을 설한 품으로, 대위광태자(大威光太子)가 네 분의 부처를 만나 법을 구하는 과정과 그가 곧 비로자나불의 전신(前身)임을 밝히는 내용이다.
경상에 판각된 그림은 해인사 소장품의 구도와 표현 방식을 따르고 있지만 구별되는 점도 보인다. 경상에는 법을 구하는 과정에서 부처가 세 분만 등장하며, 태자는 작게 표현되었고 권속 대부분은 생략되었다. 변상도가 책상의 장식으로 옮겨지면서, 세부 도상이 선택되었고 새로운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동제 경상은 재질과 장식이 특별하며, 유사한 예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기술적 완성도를 이루었고 보존 상태도 양호하다. 조선 후기 불교 미술과 금속 공예 연구에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