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목조각상 일괄은 원래 용주사(龍珠寺) 말사인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 중리 만의사(萬儀寺) 지장전에 봉안되어 있었던 것이지만, 1894년(고종 31) 지장전이 무너져 내리자 용주사로 옮겨온 것이다. 만의사는 원래 동탄면 신리에 있었으나, 이 터가 1669년(현종 10)에 송시열(宋時烈)의 장지로 정해지자 현재의 자리로 옮겨오면서 이름도 만의사(萬義寺)에서 만의사(萬儀寺)로 바꾸었다. 2009년 5월 21일에 경기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용주사 지장전에 봉안된 이 조각상들의 조성 시기는 두 시기로 추정해볼 수 있다. 하나는 원 봉안처인 만의사를 현재의 위치로 이건한 1669년(현종 10) 때이고, 다른 하나는 1791년(정조 15) 때이다. 현재 만의사 대웅전에 걸려있는 지장시왕도가 원래 지장보살상 등과 함께 지장전에 걸려있었다가 용주사로 옮길 때 이 불화는 옮겨지지 않았는데, 이 조각상들이 함께 조성된 것이라면 지장시왕도가 그려진 1791년(정조 15) 무렵일 것이다.
조각상의 중심을 이루는 지장보살상은 높이 101.8㎝로 장엄을 하지 않은 승려형에 하품중생인(下品中生印)의 수인을 결하고 오른손에 석장을 들었다. 상체를 다소 움츠려 굽어보는 듯한 자세, 동글동글한 신체표현, 간략하지만 굵직한 옷자락 등은 크지 않은 상이지만, 멀리서도 분명히 형체를 인식할 수 있는 조선 후기 조각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시왕상은 좌상임에도 높이 170㎝ 내외에 이르는 대형이며 제1부터 제10까지의 왕을 좌우 번갈아가며 안치했는데, 초강 · 오관 · 도시대왕처럼 원류관에 홀을 쥔 자세를 기본으로 하여 관모, 자세, 지물 등에서 변화를 주어 시왕의 개성을 드러냈다. 이 외에 귀왕과 판관, 금강역사, 사자, 동자상 등도 모두 격식에 맞춰 날씬하고 장쾌한 비례로 만들어졌으며, 이들 중 다양한 지물을 든 목동자상 10구는 용주사 효행박물관 전시실과 수장고에 나뉘어 소장되어 있다. 전반적인 양식적 특징으로 보아 17세기 이전에 제작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엄격한 위엄을 지니면서도 다양한 변화를 주어 생동감 있는 명부 세계를 표현한 조선 후기의 작품으로서, 이 시기 지장전에 봉안되었던 일괄 조각상의 면모를 동자상을 포함하여 손실 없이 전체로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