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주사는 사도세자의 원찰이며, 대대적으로 중창 불사가 이루어진 1790년(정조 14)에 동종을 제작하였다. 2009년 6월 24일에 경기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고 화성 용주사 효행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종의 고리는 몸체에 비해 큰 편이고 두 마리의 용이 엉킨 모습이다. 천판(天板)에는 입상화문대(立狀花文帶)가 있고 상대와 하대를 갖추었다. 상대는 2단으로 연화문과 연화당초문을 둘렀으며, 하대는 연화당초문만으로 장식하였다. 상대의 바로 아래에는 원형범자문을 띠처럼 둘렀고, 그 아래에는 4개의 연곽이 자리하고 있다. 연곽 사이에는 보살상과 왕실의 안녕을 축원하는 전패가 있다. 보살상은 미소 띤 얼굴이며, 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서 있는 모습이다. 종의 몸체 하단에는 명문이 남아있어, 제작 연대와 주종 장인을 확인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주조 상태가 좋고 세부 장식까지 높은 완성도를 갖추었다.
주종장으로 기록된 윤덕칭(尹德稱), 윤덕흥(尹德興), 윤계원(尹啓元) 등은 18세기 전라도를 중심으로 크게 활약한 장인들이다. 이들을 비롯한 윤씨 일파가 제작한 범종은 문헌 기록 1건을 포함하여 모두 12점 정도 알려져 있는데, 용주사 중종은 현존하는 유물 가운데 마지막 작품에 해당된다. 또한 전라도를 벗어나 경기도 사찰에 봉안하기 위해 만든 유일한 종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용주사 중종은 사도세자의 원찰에 봉안된 것으로, 주조 기술이 뛰어나고 보존 상태도 양호하다. 또한 조성 시기와 주종장을 기록한 명문이 남아 있다. 특히 18세기 장인 사회의 한 축을 이루었던 윤씨 일파의 양식적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선 후기 주종장의 활동과 계보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