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사 시왕전에 봉안된 목조 지장보살좌상과 도명존자 · 무독귀왕으로 구성된 삼존상을 중심으로 한 시왕상과 그 일괄 조각상으로서 제4 오관대왕, 제7 태산대왕 및 제9 도시대왕의 복장 유물을 통하여 1792년(정조 16)에 조성된 것임을 알 수 있다. 2011년 3월 8일에 경기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고, 흥국사에서 관리해오고 있다.
본존 지장보살상은 대웅보전에 봉안된 목조석가삼존불좌상과 더불어 18세기 중 · 후반에 전라도 지역에서 활약한 조각승 상정(常淨)의 작품이거나 그 유파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승려형 지장보살상의 얼굴은 길고 갸름하다. 또한 하품중생인을 결한 것 같으면서도 오른손을 거의 무릎 아래까지 내리고 있는 것도 특이하다. 결가부좌한 두 다리 사이의 부채꼴형 옷 주름이 강조된 것이나, 가슴 부위의 내의가 도식적으로 주름진 모습은 18세기 후반기의 조각 양식을 반영하고 있다.
시왕상들은 높이 1m 내외로서 아담한 편이며, 각각의 자세가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특히 시왕이 앉는 의자의 등판과 팔걸이의 봉황 · 용 장식이 강조된 것은 주목된다. 오관대왕 복장에서는 후령통, 『일체여래비밀전신사리보협다라니(一切如來 秘密全身舍利寶篋陀羅尼)』(1792년)를 포함한 다양한 다라니가 출토되었고, 태산대왕의 복장에서는 후령통,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과 더불어 『일체여래비밀전신사리보협다라니』(1792년)가 발견되었다. 도시대왕의 복장에서는 1792년(정조 16)에 제작되면서 작성된 발원문과 『불설광본대장경』, 『불설지심다라니경(佛說地心陀羅尼經)』, 6종의 『금강반야바라밀경』,『선문염송집(禪門拈頌集)』(권10·11),『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法集別行錄節要幷入私記)』,『삼신주다라니』(1792년), 2종의 『일체여래비밀전신사리보협다라니』(1792년) 및 부적이 발견되었다.
한편 목조 사자(使者) 상 및 인왕상에도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藥師琉璃光如來本願功德經)』을 비롯하여 다양한 다라니가 복장물로 봉안되었다. 인왕상은 휘날리는 옷자락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이 특징이다.
지장보살상과 시왕상들은 모두 중생들의 소리를 더 잘 들으려는 듯 귀가 유난히 크게 강조된 경향을 보이는데, 이것이 이 시기 조각승 상정 계열 유파의 양식적 특징이라 생각된다.
다양한 자세로 생동감 있게 묘사되고, 의자 등에 풍부한 장식성을 지닌 이 조각상들은 조선 후기 불교조각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