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 203㎝, 가로 213㎝ 크기의 비단에 채색으로 그려진 불화이다. 1777년에 비구의 단독 시주로 조성되었으며, 총 15명의 화승이 협업하여 제작하였다. 그중 금어(金魚)인 비현(丕賢), 재화(再華), 복찬(福粲)은 조계산 선암사 화파의 대표적인 화승들이다. 전라남도 영광군 불갑면 불갑사 대웅전의 중단(中壇)에 봉안되었으며, 2011년에 전라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지장보살과 시왕을 비롯한 주1의 성중들을 묘사하고 있다.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좌우에 도명존자(道明尊者)와 무독귀왕(無毒鬼王)을 배치하고, 그 주변에 시왕, 사자, 판관, 녹사 등을 배열하였다. 본존인 지장보살은 두건을 쓰고 할절의(割截衣)를 입었으며, 오른손에는 주2을, 왼손에는 보주를 들고 있다. 가슴에는 영락 장식을, 팔목에는 팔찌를, 귀에는 귀고리를 착용하였다. 육환장 고리 안에는 편단우견(偏袒右肩) 차림으로 주3을 한 석가모니불이 그려져 있다.
시왕들은 저마다 붓이나 홀을 들거나 합장을 하고, 수염을 매만지거나 다양한 손짓을 하고 있어 각기 다른 개성을 드러낸다. 그들이 쓰고 있는 관(冠) 또한 원유관(遠遊冠), 통천관(通天冠)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되었으며, 열 번째 시왕인 오도전륜대왕(五道轉輪大王)은 투구를 쓴 장수의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불화 속에는 동자 둘, 판관 둘, 사자 둘, 옥졸과 장군 하나 등 명부의 모든 권속이 빠짐없이 묘사되어 있다. 육광보살(六光菩薩)은 구름으로 시왕 권속들과 분리된 상단에 위치해 그 위계가 높다는 것을 알려 준다.
이 불화는 구름을 활용해 화면에 공간감을 더하고, 성중들을 안정적으로 배치하면서도 변화를 준 구성미가 돋보인다. 특히 지장보살을 비롯한 성중들의 주4는 원만하고 친근한 인상을 주며, 주조색인 붉은색과 녹색은 밝고 고운 색채로 청색을 비롯한 다른 색상과 조화를 잘 이룬다. 필선은 섬세하고 정교하며, 인물들의 표정과 동작은 각기 다른 개성을 잘 드러내어 회화적 완성도를 높였다. 조계산 선암사 화파의 대표 화승들이 참여한, 18세기 후반 불교 미술의 종교적 · 예술적 성취를 보여주는 중요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