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장 발원문을 통해 1683년(숙종 9)에 조각승 색난(色難)과 득우(得牛)가 함께 조성한 것임이 밝혀졌다. 2012년 3월 22일에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고, 지장암에서 관리해오고 있다.
원래는 전라남도 고흥(高興) 팔영산(八影山) 능가사(楞伽寺) 능인전에 봉안한 석가삼존불상의 협시상이었다. 발원문에 등장하는 함께 조성된 능가사 능인전의 본존 석가불상은 가섭 · 아난상이 지장암으로 옮겨올 때 함께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현재 지장암의 대웅전에 봉안되어 있는 삼세불상 중에서 우협시불이 조각승 색난의 양식을 많이 보이고 있어 원래의 본존 석가불일 가능성이 높다.
이 상들의 재료는 경주 불석으로 화강암보다 부드러운 석재답게 가섭과 아난존자의 미묘한 표정을 섬세하게 잘 담아내고 있다. 가섭은 이목구비를 전반적으로 하반부에 위치시키고 이마의 주름을 강조하여 나이 든 승려의 모습을 표현하였으며, 아난은 안면 전체에 이목구비를 배치하여 젊은 승려의 특징을 부각시켰다. 두 상 모두 비례에 있어서 머리가 큰 편이고 녹색 가사에 붉은 대의를 왼편 어깨에 걸치고 있으며, 아난은 합장, 가섭은 지권인과 유사한 수인을 하고 있다. 아울러 가섭의 머리 위에는 육계처럼 정수리가 솟아올라 있는데, 이는 이 시기 영산회상도 불화 속에 등장하는 가섭의 도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가섭 상의 바닥에는 깊이 19.5㎝, 폭 6.8㎝의 복장공을 뚫어 후령통, 다라니, 조성 원문 등을 노란 보자기에 싸서 넣었다. 조성 원문에는 우전왕 조상설화가 기록되어 있어 주목된다. 아난 상은 종이로 봉한 동제 후령통을 납입했는데, 그 안에는 5약 ·5곡을 명주로 싸고 실로 묶어 넣었다.
조각승 색난은 조상기에서 “특별히 청하여”라고 밝히고 있듯이 17세기 후반∼18세기 전반에 걸쳐 전라도를 중심으로 활약했던 대표적인 조각승이었다. 득우는 색난의 여러 불상 조성 작업에 함께 참여하였는데, 여기서도 그러한 특징이 보이며, 특히 색난의 불석 조각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목조각을 주로 하던 색난이 경주 불석을 사용하여 조각한 작품으로서 중요하며, 조선 후기 불교조각 중에서 단순하면서도 섬세한 표현기법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