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불상은 수화승 희장(熙藏, 1639∼1661), 성명(性明), 보해(宝海) 등 7명에 의해 1653년(효종 4)에 제작되었다. 2012년 3월 22일에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고, 지장암에서 관리해오고 있다.
원래는 전라남도 흥양현(현재 고흥군) 조계산 불대사(佛臺寺)의 삼세불 중 본존 석가모니 불상으로 조성되었던 것이다. 이 불상은 비례적으로 상체가 긴 편인데, 함께 삼세불로 조성되었던 협시불로 추정되는 현 능가사(楞伽寺) 대웅전의 약사 · 아미타불상과 비교했을 때 크기도 더 크고, 상체가 더 강조된 것은 이 불상의 주존불로서의 성격을 강조한 것으로 생각된다. 수인은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인데, 엄지와 중지를 맞댄 왼손은 배 앞에 두지 않고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둔 것은 조선 후기의 특징이다. 옷 주름은 간략하면서 가는 선으로 유려하게 표현하였고, 결가부좌하여 교차한 다리 사이로 펼쳐진 부채꼴 모양의 옷 주름만 크고 굵게 표현하였다. 왼손은 별도로 만들어 붙였다. 머리에는 중간 계주와 정상 계주를 표현했다.
불상 아랫면은 1986년도의 개금기로 봉해져 있었는데, 그 안에서 조성기 및 다라니로 가득 싸인 복장물이 발견되었다. 복장물 중심부에는 후령통과 오색 실로 묶은 5방 뭉치를 푸른 명주 보자기로 싸고 이를 다시 주황색 명주 보자기로 감쌌다. 후령통 안에는 원 · 삼각 · 별 · 육각 형태로 오린 동판이 들어가 있었다. 아울러 『묘법연화경』2권도 봉안되었다.
희장은 넓게는 현진(玄眞) 유파에 속하면서 승일(勝一)과는 구례 천은사(泉隱寺) 수도암 목조 아미타불과 대세지보살상 등을 제작하기도 하여 사제지간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희장의 다른 작품으로는 구미 수다사(水多寺) 목조 아미타삼존불좌상(1649년), 진안 금당사(金塘寺) 목조 아미타삼존불상(1650년), 구룡산 반룡사(盤龍寺) 목조 보살 좌상(1654년), 부산 범어사(梵魚寺) 대웅전 목조 삼존불좌상(1661년) 등이 있다.
조선 후기 활발히 활동한 조각승 현진의 능가사 삼세불을 복원적으로 고찰할 수 있으며, 더불어 조선 후기 불상의 의미 변화 과정 등을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