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한 규모의 석가여래 설법회 장면을 담은 불화로, 세로 191㎝, 가로 228㎝의 비단 바탕에 그려졌다. 1885년에 평양 외성에 거주하던 주1가 생전의 수복(壽福)과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시주하여 제작되었다. 불화의 수화승인 수룡당(水龍堂) 기전(琪銓)은 당시 해인사에서 활동하던 화승(畵僧)으로, 금운당(錦雲堂) 긍률(肯律), 수인(修仁), 병홍(炳洪), 경우(敬祐), 두명(斗明) 등 여러 화승과 협업하여 그렸다.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면 해인사 국일암에 소장되어 있으며, 2012년에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전통적인 석가불회도와 달리 독특한 화면 구성과 도상을 보여준다. 2층으로 쌓은 단과 외곽의 담이 특징으로, 단의 상단과 하단에 불보살과 외호신들이 배치되어 있다. 중앙의 가장 높은 단 위에는 석가모니불이 청련좌 위에 결가부좌하고, 그 양옆에는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협시로 자리한다. 석가모니불의 뒤에는 지장보살, 아난, 관음보살, 가섭, 구름을 타고 강림하는 주2이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석가모니불의 앞에는 큰 향로와 공양을 올리는 여러 보살이 묘사되어 있다.
또한, 천인과 천녀들이 불화의 좌우와 뒤에 그려져 있으며, 지그재그식으로 단이 작아지며 깊이감을 표현하였다. 화면 구성과 도상의 배열이 매우 이색적이며, 아라한들이 자연스럽게 경전을 읽고 이야기하는 장면도 볼 수 있다. 단의 입구 양쪽에는 주3와 주4가, 그 옆으로는 범천과 제석천이 합장한 모습으로 배치되어 있고, 사천왕 등의 호법신장이 외호하고 있다. 하단에는 금강역사와 여러 신장이 구름 속에 배치되어 상단을 보호하는 형상을 이룬다.
이 불화와 같은 구성과 도상을 가진 초본이 홍익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데, 1875년에 소백산 명봉사 도솔암에서 제작했다는 묵서명이 남아 있다. 기전은 1880년대 사불산 지역의 유명한 화승이었던 하은당(霞隱堂) 응상(應祥)과 교류하였는데, 그 인연으로 초본을 입수하여 이 불화를 그린 것으로 보인다. 붉은색을 주조색으로, 녹색과 청색을 보조적으로 사용하였으며, 19세기 후반의 불화와 달리 절제된 청색 사용이 눈에 띈다. 구성법과 인물의 배치가 매우 독창적인 불화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