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연각 호텔 화재 사고는 1974년 청량리 대왕코너 화재 사고와 함께 1970년대를 대표하는 대규모의 재난이었다. 사망자만 163명이었고 다친 사람은 63명이었다. 재산 피해는 당시 소방서 추정으로 약 8억 3,820만 원이었다.
발화 원인은 1층에 있는 호텔 커피숍에 있는 프로판 가스통이 폭발한 것으로 밝혀졌다. 1층에서 시작된 불은 가연성 소재로 마감된 호텔 내부였기에 곧바로 호텔 전체로 확대되었다.
화재 진압을 위해 가용 가능한 거의 모든 소방차가 출동했고 경찰과 군대까지 동원되었는가 하면 주한미군의 소방차와 헬리콥터까지 투입되었지만 인명구조에는 한계가 있었다. 옥상에는 헬리포트가 없어 헬기 구조가 어려웠고 설상가상으로 옥상으로 통하는 문이 잠겨있어 많은 투숙객이 희생당하였다. 고가 사다리차는 8층 높이까지만 도달할 수 있어 그 이상 고층 투숙객들의 구조는 방법이 없었다.
당시 대통령 박정희까지 현장에 나와 화재진압을 독려했지만 상황을 바꿀 수는 없었다. 수많은 투숙객이 유독가스와 열기를 이기지 못해 창밖으로 뛰어내리는가 하면 이 광경이 TV 생중계로 보도되어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대연각 호텔 화재사고가 발생할 무렵 서울의 인구는 500만을 넘어섰고 고층빌딩은 90여개에 이를 정도로 급팽창중이었다. 급속한 도시 팽창에 맞추어 고층빌딩이 우후죽순격으로 늘어갔지만 그에 걸맞은 안전대책과 시설은 태부족인 상황이었다. 대연각 호텔도 지은지 1년 6개월 밖에 안되는 신축건물이었지만 화재시 안전을 보장할 시설과 대책은 극히 미비한 상황이었다. 이 사건은 아직까지도 세계 최대의 호텔 화재로 기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