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태어나 1세의 교육을 받고 자란 영화감독 오덕수 등 차세대가 1세의 가치관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삶의 자세와 사고방식을 펼쳐 보이려는 취지에서 발행했다. ‘지금 우리들은 세계의 어디에 있는가’로 시작되는 창간호의 특집 기사는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모색하려는 잡지의 성격을 여실히 보여준다.
1979년 9월에 창간호가 발간되어 1981년 12월 8호로 휴간에 들어간다는 공지를 내고는 결국 재간되지 못했다.
각호는 ‘난민’, ‘혼혈’, ‘국적’, ‘가족’ ‘재일시론’ 등의 주제를 특집으로 다루고 있다. 논설기사는 물론이고 앙케이트와 인터뷰, 도깨비의 눈, 독자투고란 등을 마련하여 일본사회가 다원화되는 속에서 2세와 3세의 다양한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고 있다. 따라서 조국에 관련된 기사는 많지 않고, 해외에 거주하는 동포의 글도 싣고 있다. ‘앞으로의 <재일>은 어떻게 되는가’라는 특집을 마련한 제5호는 ‘스스로의 운명은 스스로의 주체에서 생각하며 살아가야 할 때를 맞이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1세와 달리 조국을 체험하지 못한 세대가 일본과 조국의 경계지점에서 새로운 지평을 어떻게 펼쳐갈 수 있는가를 ‘남이냐 북이냐’라는 민족 이념에 얽매이지 않고 제시해 보이려고 한 ‘무정부적 감성의 잡지’였다는 점에서도 ‘시대를 관통하고 있었다’라는 평가가 뒤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