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의 교육 현실은 1986년 한 여중생이 유서에 남긴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로 대변되듯 입시 위주 교육으로 많은 문제가 야기되고 있었다. 1980년 7월 30일 교육개혁을 통해 과외금지, 졸업정원제 등을 실시했지만 ‘입시지옥’ 문제는 여전했다. 여기에 문교부를 중심으로 한 국가의 학교와 학생에 대한 통제 또한 지속되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교사 주도의 교육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교사운동은 1985년 『민중교육』지 사건과 1986년의 ‘교육민주화 선언’을 계기로 본격화되었다. 이후 해직교사를 중심으로 1986년결성된 민주교육실천협의회를 거쳐 1987년 9월 전국교사협의회(전교협)가 결성되었고, 교육민주화 운동의 중심으로 활동했다. 1988년 ‘민주교육법 쟁취 전국 교사대회’에는 1만 3,000여 명이 참여해 강화된 전교협의 역량을 보여주었다. 이에 힘입어 1989년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결성되기에 이르렀다.
정부는 전교조를 승인하지 않고 불법단체로 간주해 각종 탄압을 가하자 전교조는 전교조 합법성 쟁취와 참교육 실현을 위한 다양한 투쟁을 전개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참교육 운동에 동조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잇따르기도 했고, 전교조에 대한 학부모들의 의견이 양분되기도 하는 등 사회 전체적으로 이 문제가 첨예한 쟁점이 되었다.
참교육 운동은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들이 21세기 아이들을 교육시킨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열악한 교육환경에 대한 문제제기였으며, ‘촌지’로 대표되는 교육계의 부조리에 대한 반발이자 교육을 권력유지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에 대한 저항 운동이기도 했다. 또한 입시위주의 비인간화 교육 등 교육현실의 문제점을 개선, 올바른 교육을 실현하려는 1970년대 이래 교육민주화운동을 계승하는 것이었다고 평가되기도 한다.
전교조에 의해 제시된 참교육의 구체적 내용은 민족교육, 민주교육, 인간화 교육 등이었다. 먼저, 민족교육은 ① 우리 민족의 역사에 대한 정확한 인식, ② 우리 민족이 처해 있는 현실에 대한 올바른 인식, ③ 민족문화와 우리말 그리고 우리글에 대한 사랑, ④ 갈라진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교육 등으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민주교육은 ① 자유와 평등, 인간의 존엄성을 인식할 수 있는 교육, ② 민주적인 것과 비민주적인 것을 구별할 수 있는 안목 배양, ③ 권위주의에 대항해 참된 자율과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교육 등이었다.
마지막으로 인간화 교육은 ① 나만을 위하기보다 우리를 위할 줄 아는 교육, ② 땀 흘려 일하는 삶의 보람을 가르치는 교육, ③ 점수로써 학생들을 평가하지 않고 참된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는 교육을 의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