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창수집(桑韓唱酬集)』은 1719년 8대 장군 도쿠가와 요시무네[德川吉宗]의 습직(襲職)을 축하하는 조선통신사가 우시마도[牛窓]와 효고[兵庫]를 지날 때 마쓰이 가라쿠[松井河樂] 등 일본 문사들이 찾아와 주고받은 시문을 1720년(숙종 46) 오사카에서 간행한 필담창화집이다.
이 책은 등구태병위(嶝口太兵衛)가 판각하였으며, 가와마 마사타네[河間正胤]가 교정하여 1720년(숙종 46) 9월 오사카의 하내옥우병위(何內屋宇兵衛)에서 간행하였다. 서문을 가와마의 장손이 지은 것으로 보아, 이 책은 가와마 마사타네가 편찬한 것으로 추정된다.
3권 3책으로 된 목판본으로, 천(天)·지(地)·인(人) 세 권으로 나뉜다. 사주단변이며, 반곽의 크기는 세로 17.2㎝, 가로 12.6㎝이며, 글자 수는 9행 20자이다. 주는 쌍행으로 되었으며, 어미가 없는 무어미이다. 책의 크기는 세로 26.0㎝이고, 가로 17.9㎝이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책의 제1권에는 일본 문사 마쓰이 가라쿠[松井河樂], 야마다 고사이[山田剛齋], 와다 쇼사이[和田省齋], 마쓰우라 가쇼[松浦霞沼] 등이 조선의 제술관 신유한(申維翰), 서기 강백(姜栢)·성몽량(成夢良)·장응두(張應斗) 및 의원 백흥전(白興銓) 등과 우시마도에서 주고받은 필담과 시가 수록되어 있다.
제2권에는 조선의 제술관 및 세 명의 서기와 가와즈미 마사미[河澄正實], 다나카 모쿠요[田中默容], 이나오[衣尙] 등과 효고에서 주고받은 필담과 시를 수록하였다. 제3권에는 역시 조선의 통신사와 핫타 세키겐[八田碩軒], 나카 다이혼[中大本], 쓰키야마 란케이[築山蘭溪] 등이 오사카에서 주고받은 필담과 시가 수록되어 있다.
일본문사 마쓰이 가라쿠는 에도시대 유학자로 이름은 양직(良直), 호는 가락(可樂)이다. 하리마[播磨] 야마사키[山崎]번과 비젠[備前] 오카야마[岡山]번의 번주를 섬겼으며 번교(藩校)의 학감(學監)이었다. 야마다 고사이는 비양국(備陽國) 제후의 소사(小史)로 지역의 기록과 계보를 맡아보았으며, 마쓰우라 가쇼는 13세에 쓰시마후츄[對馬島府中]번의 가신이 될 정도로 시문에 뛰어난 인물로 목문십철(木門十哲)의 한 사람이기도 하다.
이 책에 수록된 시문과 필담의 내용은 대부분 서로의 안부를 묻거나 창화(唱和)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책의 서문에 대한 부탁, 최치원(崔致遠)과 김지장(金地藏)에 대한 문답, 번역법에 대한 문답, 아이의 다리 부종 치료에 대한 문답 등도 있다.
이 책은 1719년(숙종 45) 통신사의 오사카에서의 교유를 매우 상세히 기록하여 신유한의 『해유록』이해를 심화시켜 줄 뿐 아니라, 당시 한일 교류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는데 기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