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여향(星槎餘香)』은 필담창화집으로, 1719년(숙종 45) 일본 중[僧] 가죽(可竹) 성담(性湛)이 8대 장군 도쿠가와 요시무네[德川吉宗]의 즉위를 축하하는 제9차 조선통신사와 나눈 필담과 창화를 모아 출판한 책이다.
일본 스님 성담이 1719년 9월 9일 중양절(重陽節)에 조선 통신사와 창화한 필담을 자성다좌위문(茨城多左衛門)에게 『성사여향』을 간행하도록 하였다. 다음해 봄에 자성방도(茨城方道)는 이 책에 조선 팔도 지도를 첨부하여 평안성(平安城) 서점 유지헌(柳枝軒)에서 간행하였다.
1책으로 된 목판본으로, ‘화한창수성사여향(和韓唱酬星槎餘香)’의 표제어 아래 ‘조선팔도지도입(朝鮮八道地圖入)’이라는 제첨을 추가하였다. 내지에는 ‘향보기해한사래빙창화 상한성사여향 평안서림유지헌간행(享保己亥韓使來聘唱和桑韓星槎餘香平安書林柳枝軒刊行)’이라 하였다. 반곽은 9행 18자이며, 어미는 무어미이다. ‘조선총독부 도서관장서지인(朝鮮總督府圖書館藏書之印)’의 장서인이 있다. 조선총독부 소장 도서에서 국립중앙도서관으로 이관되었다.
이 책에서 『성사여향』을 편찬한 성담은 쓰시마에 있던 이정암(以酊庵) 소속 승려로 자는 월심(月心), 호는 가죽이다. 이정암은 선종 사찰로 성담은 이곳에 머물면서 조선과의 왕복 서간이나 사신 접대를 맡았다.
성담은 『성사답향』과 함께 이 책을 편찬하였는데 중양절에 제술관 신유한(申維翰)을 비롯하여 정사 서기 경목(耕牧) 강백(姜栢), 부사 서기 소헌(嘯軒) 성몽량(成夢良), 종사관 서기 국계(菊溪) 장응두(張應斗) 등과 주고받은 시 등을 실었다. 성담은 중양절을 맞는 즐거움, 교토 옆에 있는 비와호(琵琶湖), 일본의 대표적 산인 후지산[富士山]에 대한 시를 주고받았다. 또한 신유한과는 특별히 상근령(箱根嶺), 호변객사(湖邊客舍), 백수판(白水坂) 등에 대해 시를 주고받았다.
그 외에도 북곡산인(北谷散人), 노정산인(鷺汀散人), 동화사객(東華使客) 등의 시와 삼사(三使)의 시에 화운한 마쓰아메[松雨]의 시가 수록되었는데 ‘산인’은 문인의 아호 뒤에 붙이는 관습어이므로 이들은 일본의 유자(儒者)로 추정된다.
자성방도가 첨부한 지도는 ‘팔도총도(八道總圖)’,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황해도’, ‘함경도’, ‘평안도’ 순으로 9장의 지도와 발문을 실었다. 특히 ‘팔도총도’와 ‘강원도’에 울릉도와 우산도(于山島)가 뚜렷하게 그려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1719년(숙종 45)에 파견된 통신사와 일본 문사와의 교류가 상세히 기록되어 신유한의 『해유록(海遊錄)』의 이해를 심화시켜 준다. 또한 첨부한 팔도지도에 울릉도와 우산도가 그려져 있다는 점에서 당시 독도에 대한 일본의 인식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