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청주 상신리에 거주하던 진주 강씨 문중의 며느리인 밀양 손씨가 썼다고 전한다. 곧 앞 표지에 ‘계축 납월 이십사일(癸丑臘月二十四日)’이라는 시기가 적혀 있는데, 후손이 밀양 손씨가 쓴 것을 재정리하면서 1913년 12월 24일에 필사를 완료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은이의 이름이 없는 것은 집안에서 두고 보는 일상에 관한 책이기에 굳이 이름을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크기는 가로 19.3cm, 세로 20.5cm 정도이다. 가는 붓으로 필사하였는데, 1면 당 9행 내지 12행이고, 1행에는 10∼14자가 쓰여 있다.
옛 조리서는 종이가 귀하였기에, 문자책이나 책력의 뒷면에 음식법을 적은 것이 많은 편이다. 이 책 역시 그와 같아서, 문자책의 접지를 갈라서 뒷면에 음식을 만드는 법을 썼다. 곧 겉표지에는 원래의 책 제목인 ‘문자책(文字冊)’이 적혀 있고, 그 왼쪽에 ‘반ᄎᆞᆫᄒᆞᄂᆞᆫ등속’이라고 한글로 표기되었다. 특히 그 옆에는 ‘찬선선책(饌饍繕冊)’이라고 적혔는데, ‘여러 반찬을 한데 모은 책’으로 이해된다. 속표지에도 ‘반찬하는 이야기’라고 쓰여 있다. 뒷면 표지에는 ‘복희다남(福囍多男)’이라고 쓴 검은 종이를 오려 붙였는데, ‘집 안에 복이 쌓이고, 아들을 많이 낳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쓴 것으로 추정된다. 식재료와 음식 이름뿐만 아니라 의식주 생활과 의례에 사용되는 용어도 정리되어 있으며, 끝부분에는 편지도 실려 있다. 다만 글씨체가 다르고, 조리법도 이어지지 않아, 한번에 완성하지 못하고 여러 차례에 걸쳐 나누어 쓴 것으로 보인다.
당시의 다양한 음식과 함께 재료의 손질, 만드는 법 등이 자세히 기록되었다. 모두 32장으로 구성되었는데, ‘반찬등속’에는 무김치, 깍두기, 짠지, 무짠지, 마늘짠지, 북어짠지, 박짠지, 전복짠지, 콩짠지 등이 소개되었고, ‘조과하는 이야기라’에는 수정과, 산자 등이 기술되었으며, ‘과줄하는 이야기라’에는 과줄, 정과, 중박기, 약밥, 만두, 송편, 주악, 화병, 염주떡, 식혜, 증편, 백편, 약주, 오리고기 하여 먹는 법, 고추김치, 북어 무치는 법, 오이김치, 꿀떡, 고초장, 갓데기, 오이김치, 송편, 고초김치, 과주, 전골 지짐, 북어대강이 하여 먹는 법, 육회, 가물치회, 고감떡, 배추짠지 등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일반적으로 짠지는 짜게 담근 김치를 말하는데, 이 책에서는 무, 고춧잎, 마늘장아찌, 콩자반, 전복, 북어, 박 등을 조린 것도 짠지라고 하였다.
1면에 3단으로 나누어 쓴 음식 관련 용어들은 강정, 산자, 약과, 빈사과, 약식, 실백자, 앵도, 대추, 준시, 산적, 석어, 해의, 감곽, 청태, 명태, 문어, 점복, 백병, 증병, 절병, 전야, 편육, 숙채, 개자, 상어, 홍어, 갈치어 등으로, 이를 통해서 당시의 재료 이름과 조리 용어를 추측할 수 있다.
재료 가운데에는 내륙 지방인 청주에서 구할 수 없는 해물 등이 있고, 과줄, 떡 등의 의례용 음식도 있으며, 음식의 담음새까지도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에 소개된 음식은 대체로 청주 양반가의 음식으로 보인다. 100여 년 전의 양반집 음식을 그대로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2019년 7월 5일 충청북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