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녹말을 물에 풀어 묽은 죽을 쑨 뒤, 구멍이 뚫린 바가지에 넣고서 끓는 물에 흘려 내려 만드는 가느다란 국수이다. 면발은 장국, 오미자국, 깻국 등에 말아 차게 먹는다. 오미자국에 말면 탁면, 착면(着麵), 창면(昌麵, 敞麵, 暢麵)이라고 부르며, 깻국에 말면 토장, 녹도나화(녹두나화)라고 부른다. 특히 오미자국이나 들쭉열매즙에 건지로 넣으면 음청류(飮淸類)인 화채(花菜)가 되기도 한다.
의관(醫官) 전순의(全循義)가 1450년(세종 32)경에 쓴『산가요록』의 세면(細麪)에는 “녹두가루 5홉에 얼음물을 넣고 섞어서 가마솥에 바가지를 띄워 중탕으로 풀을 쑤어 실이 나오듯 하면 된다. 3개의 구멍을 뚫은 바가지에 풀을 넣고 눈높이까지 올려 끓는 물 속에 흘러내려 면이 만들어지면 얼음물에 헹구어 장국에 먹는다”고 하였다.
정부인(貞夫人) 안동 장씨(安東張氏, 1598~1680)가 1670년(현종 11)경에 쓴 한글조리서인『음식디미방』에는 ‘싀면법’으로 처음 나온다. 곧 “녹두를 갈아 수비하여 녹말을 얻어 말려두었다가 쓰는데, 세면을 만들려면 곱게 친 밀가루와 녹두가루를 섞어 응이처럼 죽을 쑤어 국수틀을 눌러내서 익으면 찬물에 씻어 얼음물에 담가두고 쓴다”고 하면서, “여름 음식으로 오미자국에 꿀을 따서 말면 좋고, 또한 지렁국에 말아 채소 또는 꿩고기 곱게 다져 볶은 것을 교태로 해도 좋다”고 하였다.
『증보산림경제』에는 가늘게 만든 녹말국수로는 수면과 창면이 있다고 하였다. 곧 세면인 수면은 “녹두가루와 밀가루를 섞어 응이와 같은 농도로 묽게 죽을 쑨 뒤, 바가지에 넣어 끓는 물에 떨어뜨려 익으면 찬물에 씻는다”고 묘사하였다. 아울러 창면은 “녹말로 쑨 풀을 놋 양푼에 부어 끓는 물에 종이처럼 얇게 익으면 썰어 오미자국이나 들쭉 즙에 말아 먹는다”고 하였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서는 사면을 “사면(絲麵), 수면(水麵), 세면, 시면”이라 하였는데, 만드는 방법은 다른 문헌과 비슷하다. 다만 “녹말을 살구씨에 가까이 하면 풀어져 국수를 길게 내릴 수 없으며, 중국에서는 색병(索餠)이라 부르는데, 국수에 3색 물을 들이면 빛이 매우 좋다”고 설명하였다.
한편 궁중의 화채 중에도 수면, 세면, 청면(淸麵)이 있다. 재료는 녹말, 오미자, 꿀, 잣, 연지인데, 오미자 국물에 연지 물을 들이고 꿀을 타서 녹말국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