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가장 중요한 가신인 문전신을 대우하고, 뱀신인 칠성신을 받들어 평안과 부를 기원하기 위해 행하던 의식이다. 문전은 문전신을 뜻하고, 철은 계절을, 갈이는 짚가리를 갈아 덮는다는 뜻이다.
제주의 「문전본풀이」 무가에는 아버지가 ‘정살지신’, 어머니가 ‘조왕신’, 계모가 ‘통시’의 칙시 부인인데, 아들 7형제 중 막내아들이 ‘문전신’, 큰아들이 ‘뒷문전신’, 나머지 다섯 형제들은 ‘오방토신’이 되었다고 전한다. 또한, 「칠성본풀이」 무가에는 뱀인 어머니는 ‘안칠성’이 되어 곡식을 지키고, 뱀인 딸은 ‘밧칠성’이 되어 칠성눌에 좌정하여 부(富: 오복의 하나)를 가져다주는 존재로 그려낸다.
제주에서 정초나 가을에 심방을 불러 문전철갈이굿을 하는 이유는 바로 이 두 무가의 신격인 문전신과 조왕, 칠성 등의 신격이 부를 가져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문전철갈이는 ‘칠성제’나 ‘산신명감’과 함께 같은 날을 받아서 지낸다. 먼저, 날을 받아서 심방 주도로 산에 가서 산신고사를 하고 와서, 문전고사와 조왕고사를 한 뒤, 안칠성과 밧칠성을 위하는 칠성고사를 드린다. 그 다음에 ‘칠성눌’을 가져와 기와 뚜껑을 열고 그 해의 햇곡식으로 갈아 넣은 후, 기와를 덮고 짚으로 만든 ‘주쟁이’를 씌우거나 끈으로 묶는다.
제주시 용담동 남무 안사인(安士仁)의 구송에 의하면, 문전철갈이는 조왕비념 – 문전비념 – 오방토신비념 – 칠성비념 – 주목정살지신·눌굽지신비념의 순으로 진행된다.
2001년 『제주도 세시풍속』의 현장조사에 의하면, 문전철갈이를 시행한 마을은 제주시 영평동 가시나물마을,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2리 구렁팟마을,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신풍리마을, 제주시 우도면, 서귀포시 중문동 하원리 등지이다.
특히, 제주시 우도면에서는 ‘문전비들기’라고 부르며 정월 대보름에 이를 행하는데, 문전신을 주신으로 삼아 집안의 평안을 빌고 칠성눌을 단지 위에 주쟁이로 덮어 만든다. 칠성눌은 기와나 단지에 주쟁이를 덮어 놓은 것이다. 그 안에는 조·콩·팥·수수 등 잡곡과 소라껍질이 담겨있는데, 이를 해마다 ‘철갈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