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년’은 한 해의 수고로움과 고통을 잊는다는 것이며, ‘과세’는 새해를 맞이하여 설 쇠는 것을 말한다. 즉, 망년과세는 한 해가 가기 전 설 쇠기에 앞서, 딸자식이 친정부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인사를 올리고 선물을 드리는 것을 말한다.
제주도에서는 망년과세의 선물로 버선, 토시, 휘양(방한모) 등을 손수 만들어 가져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선물을 갖다 드리면서 “신년이 돌아오면 이 버선 신읍서”라고 말하는데, 부모들은 자식 앞에서 한번 신어보고 잘 맞는지 확인한다고 한다.
음식으로 준비해가는 것은 주로 쇠고기를 넣은 메밀국수로서, 자식들이 이를 마련하여 “해 넘어 감시메, 요거 한 적 자사봅서”라고 말하고는 내놓는다고 한다. 또한, 친정어머니에게는 치마나 저고리, 또는 나멀치름(유채기름) 등을 선물로 드리는데, 이 또한 설을 쇨 때 곱게 치장하시라는 의미에서 드린다고 한다.
제주도에서 망년과세의 기간은 보통 일주일간에 걸쳐 이루어진다는 것으로 보아, 자식을 둔 부모가 이 기간 동안 흩어져 살던 딸들이 오기를 기다렸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유사한 말로서, 제주도 이외 지역에서 ‘묵은세배’나 ‘구세배(舊歲拜)’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섣달 그믐날 친척이나 부모님을 찾아가 세배 드리는 것을 말한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의하면, “조신(朝臣) 2품 이상과 시종신(侍從臣)들은 제석(除夕)에 대궐에 들어가 묵은해 문안을 올린다. 사대부집에서는 사당에 참례한다. 또, 연소자들은 친척 어른들을 찾아서 문안하는데 이를 묵은세배(舊歲拜)라 한다.”라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