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산 사냥놀이 ( 사냥놀이)

민속·인류
놀이
문화재
강원도 평창군 황병산 일대에서 겨울철에 공동체 사냥문화를 바탕으로 행해지는 민속놀이.
이칭
이칭
평창 황병산 사냥민속(平昌黃柄山─民俗)
시도지정문화재
지정기관
강원도
종목
강원도 시도무형문화재(2007년 02월 23일 지정)
소재지
강원도 평창군
정의
강원도 평창군 황병산 일대에서 겨울철에 공동체 사냥문화를 바탕으로 행해지는 민속놀이.
개설

겨울이 되면 황병산 해발 700m 이상, 적설량 1m 이상의 산간지역에서 공동체 사냥문화를 보여주는 놀이로서, 사냥방법 · 사냥도구 등의 사냥관행과 서낭제 등의 공동체 신앙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의식주 문화까지 폭넓게 보존 · 전승하고 있는 놀이이다.

연원 및 변천

이식(李植, 1584∼1647)의 『택당집(澤堂集)』에는 “봉래산에 세 길 높이 눈이 쌓이면 …(중략)… 앞뒤로 치켜 올려 마치 배를 탄 듯, 두 개의 막대기를 황금 채찍으로 삼네. 산 위로 서서히 몰았다가 질풍처럼 하산하며 고사목 사이로 꺾어 들며 피하네. 갈 곳 모르는 토끼와 포효하는 늙은 호랑이, 멧돼지와 외뿔소는 감히 도망가지 못하네.”라는 내용이 전한다. 이 내용으로 보아, 강원도 지역 사냥꾼들이 썰매를 타면서 멧돼지 사냥을 즐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성호사설(星湖僿說)』에도 “우리나라 북쪽 변방에는 겨울철이 되면, 사냥에 설마(雪馬)를 이용한다. 산골짜기에 눈이 두껍게 쌓이기를 기다려서 한 이틀 지난 후면 나무로 말을 만드는데, 두 머리는 위로 치켜들게 한다. 그 밑바닥에는 기름을 칠한 다음에 사람이 올라타고 높은 데에서 아래로 달리면 그 빠르기가 날아가는 것처럼 된다. 곰과 호랑이 따위를 만나기만 하면 모조리 찔러 잡게 되니, 이는 대개 기계 중에 빠르고 이로운 것이리라.”라고 해서 설마(썰매)를 타고 짐승사냥을 다녔다는 기록이 전한다.

강원도, 함경도, 경기도 일대에 분포되었던 사냥민속은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차항리 일대에서도 전승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2007년 2월 23일 이 놀이의 민속적인 가치가 인정되어 평창황병산사냥민속(平昌黃柄山─民俗)이 강원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고, 현재 ‘황병산사냥놀이’라는 이름으로 연행되고 있다.

이 놀이는 서낭제에 바칠 제물을 마련하기 위해 멧돼지를 사냥한데서 유래한다고 하는데, 겨울철에 주로 산짐승들이 먹이를 찾아 마을로 내려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이런 멧돼지를 막거나 잡기 위해 사냥했다고도 한다. 또한, 사냥은 보통 45세에서 55세 이상인 장년 남성이 주도했고, 5∼6명이 조를 짜서 멧돼지를 잡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놀이방법

놀이방법은 ‘고사 및 산행’, ‘사냥몰이’, ‘사냥’, ‘분배 및 서낭제’로 진행된다. ‘고사 및 산행’은 서낭당 고사와 황병산 산행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는 사냥도구로서 긴 나무(약 2m)에 창촉(약 50㎝)을 끼운 창대, 눈 위를 걷는 설피, 앞이 올라간 형태의 긴 나무판인 썰매, 가방 용도의 주루막 등의 사냥도구를 모아놓고 서낭당에 모여서 고사를 올린 후 산을 오른다.

‘사냥몰이’는 몰이꾼들이 동물의 발자국을 따라 추격하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는 사냥몰이를 하기 위해 동물을 발견할 때까지 살피게 되는데, 동물을 만나게 되면 두 가지 몰이방법에 입각해서 추격하게 된다. 먼저, 치떨이나 치몰이는 계곡 아래에서 산정상으로 몰이하는 방법이다. 그 다음으로 산떨이나 내리몰기는 썰매를 타고 산의 정상에서 계곡으로 몰이하는 방법이다.

‘사냥’은 사냥몰이로 인해 창수들이 지키는 길목에 동물들이 다가오면 창질하는 것을 말한다. 전통적 창질법의 종류에는 바로찌르기, 가로찌르기, 올려찌르기, 막찌르기, 던짐창, 빗껴찌르기, 치받이찌르기 등이 있다. 이 놀이에서는 사냥몰이로 쫓겨 온 멧돼지를 창질법으로 잡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때 창 상쇠는 “선창이다”라고 소리 지르며 찌르는데, 이를 따라 “재창이다”, “삼창이다”라고 하면서 찌르게 된다. 예전에는 제일 먼저 찌른 사람이 토시목(돼지목)을 가질 수 있었다고 한다.

‘분배 및 서낭제’는 서낭제와 뒤풀이 한마당을 말한다. 사냥꾼들은 사냥감을 가지고 마을로 돌아와 서낭제에 쓸 고기를 제외한 나머지 고기를 분배한다. 서낭제에서는 남녀노소가 횃불을 들고 한데 어울려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게 된다. 서낭제가 끝나면, 뒤풀이로서 한마당 잔치를 벌이게 된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마을 서낭당은 마을을 수호하거나 액운을 퇴치해주는 기능을 하는데, 서낭제의 제물을 구하기 위해 시작된 황병산사냥놀이는 마을 공동체의 유지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마을공동체의 협업을 통한 제의와 생산, 그리고 놀이의 총체적인 구조가 이를 통해 드러나기 때문에, 지역의 특색을 잘 보여주는 귀중한 민속놀이로 사료된다.

참고문헌

『성호사설(星湖僿說)』
『택당집(澤堂集)』
『사냥으로 본 삶과 문화』(심승구 외, 국사편찬위원회, 2011)
문화재청(www.cha.go.kr)
집필자
목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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