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혈제 ()

제주 삼성혈 전경
제주 삼성혈 전경
민속·인류
의례·행사
매년 12월 10일 제주시 삼성혈에서 거행하는 탐라국 시조에 대한 마을제사.
이칭
이칭
건시제(乾始祭), 건시대제(乾始大祭), 모흥단향(毛興壇享), 혈제(穴祭)
정의
매년 12월 10일 제주시 삼성혈에서 거행하는 탐라국 시조에 대한 마을제사.
개설

매년 양력 12월 10일 탐라국의 개국신이자 시조신인 고씨, 양씨, 부씨 등 세 성씨가 솟아났다는 삼성혈 주변에서 재단법인 고양부삼성사재단의 주관 하에 이루어지는 제의 행사이다.

연원 및 변천

『고려사(高麗史)』에서 밝힌 『고기(古記)』에는 한라산의 북쪽, 현재 삼성혈 자리의 세 구멍[모흥혈, 毛興穴]을 통해 제주의 개벽시조인 양을나(良乙那), 고을나(髙乙那), 부을나(夫乙那) 등 세 신인이 솟아 나왔다고 하며, 이들이 벽랑국(碧浪國, 또는 일본국)에서 목함을 타고 떠내려 온 삼신녀를 맞아들여 탐라국을 개국했다고 전한다.

이러한 기록에 따라, 1526년(중종 21) 목사인 이수동(李壽童)이 삼성혈의 북쪽에 혈비(穴碑)와 홍문(紅門)을 세우고 음력 11월에 유교식으로 혈제를 지내도록 했다. 영조 때는 방어사 양세현(梁世絢)이 혈제를 올리게 했으며, 숙종 때는 절제사 유한명(柳漢明)이 삼을나묘(三乙那廟)를 세웠다. 순조 때 방어사 이행교(李行敎)는 전사청(奠祀廳)을 지었고, 헌종 때 방어사 장인식(張寅植)은 숭보당(崇報堂)을 세웠다.

『운양집(雲養集)』 제5 「제주잡영(濟州雜詠)」 22수에는 “삼혈에 신비한 자취 있으니 천 년 전 첫 터를 연 곳이라 어찌하여 숭보당에 향을 내리는 의식을 하지 않을까”라고 하며, 국가사전에서 거행하던 의식이 1864년(고종 1) 이후에 폐지되었음을 아쉬워하는 내용이 전한다.

1921년부터 삼성시조제사재단이 제사를 지내오다가 1962년에 재단법인 고(髙)·양(梁)·부(夫) 삼성사재단으로 변경한 뒤, 1972년에 ‘모흥단향’이라는 기존의 제명을 ‘건시대제(乾始大祭)’로 바꾸고 음력 11월 상정일에 지내던 제일을 양력 12월 10일로 고정하여 오늘에 이른다.

행사내용

행사는 제일 100일 전 제주를 담그는 것으로 시작하여, 제일 한 달 전 제관을 선출하고 사흘 전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다. 제의 준비로는 축문 작성과 혈단 청소, 그리고 제물을 봉하는 의식 등이 행해지는데, 이는 『건시대제물종기(乾始大祭物種記)』에 적혀있다고 한다.

제물 준비를 마친 뒤에는 약 1시간 동안 혈제가 이루어진다. 이 의식 순서는 준비례 – 전폐례 – 초헌례 – 아헌례 – 종헌례 – 음복수조 – 철변두 – 망료 – 참배례 - 마침례 순으로 진행되고, 의식을 마치고 나면 음복과 뒤풀이가 이어진다.

의의와 평가

삼성혈제는 제주 삼성혈의 신화와 연관된 유교적 의식행사로서, 대개 우리나라 건국신화의 시조신이 알에서 태어나거나 하늘에서 하강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제주의 경우는 땅에서 솟아나왔다는 점에서 특색이 있기 때문에 이를 기념하는 행사의 학술 문화적 가치는 무척 큰 것으로 사료된다. 다만, 제주 삼성혈의 신화적 맥락이 무속적 연원과도 맞닿고 있기 때문에, 유교적 행사에 한정하기보다는 다양한 측면에서 행사를 확대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참고문헌

『고려사(高麗史)』
『운양집(雲養集)』
『무속신화와 문헌신화』(현용준, 집문당, 1992)
「제주도 민속문화의 보존과 개발방향」(현용준, 『제주도연구』2, 1985)
문화재청(www.cha.go.kr)
삼성혈(www.samsunghyeol.or.kr)
한국세시풍속사전(folkency.nfm.go.kr/se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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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목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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