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여가 지은 『공목장기(孔目章記)』는 8권이었다고 하나, 현재 전하지 않는다. 균여는 불법(佛法)을 널리 펴서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생각하여 제가(諸家)의 문헌 중에 이해되지 않는 것이 있으면 그에 대한 기석(記釋)을 지었다고 하는데, 『공목장기』도 그 중 하나에 해당한다.
『공목장』은 의상의 스승인 지엄이 그의 만년에 지은 저술이다. 갖춘 명칭은 『화엄경내장문등잡공목(華嚴經內章門等雜孔目)』이며, 『화엄공목장(華嚴孔目章)』·『화엄경공목장(華嚴經孔目章)』·『화엄경잡공목(華嚴經雜孔目)』 등으로도 불린다. 혁련정(赫連挺)이 지은 『균여전(均如傳)』에 『공목장기』 8권이 당시에 유통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고려 초의 화엄사상가였던 균여는 불교의 가르침을 널리 알리기 위하여 여러 화엄 전적에 대해 주석서를 지었다. 의상계의 화엄사상을 계승한 균여는 의상의 저술인 『일승법계도(一乘法界圖)』를 비롯하여 의상의 스승인 중국 화엄종 제2조 지엄 및 제3조 법장 등의 저술에 대해서도 주석하였는데, 『공목장기』 역시 불법홍포(佛法弘布)의 염원을 가진 균여의 저술 가운데 하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