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공목기(華嚴孔目記)』 6권은 현존하지 않으며, 그 명목이 일본의 목록집에 보인다. 의상계의 화엄학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우리나라에는 이와 관련된 기록이 보이지 않는다. 『화엄공목장』은 중국 화엄종 제2조인 지엄이 그의 만년에 지은 저술이다. 원래 명칭은 『화엄경내장문등잡공목(華嚴經內章門等雜孔目)』이며, 『화엄경잡공목(華嚴經雜孔目)』으로도 불린다.
『화엄공목기』는 914년에 일본 원초(圓超)가 찬(撰)한 『화엄종장소병인명록(華嚴宗章疏幷因明錄)』과 1094년 영초(永超)가 집(集)한 『동역전등목록(東域傳燈目錄)』에 신라 진숭의 저술로 기록되어 있다. 진숭의 생애 및 그의 사상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
지엄은 동아시아 화엄사상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의 저술은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와 일본의 화엄사상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지엄의 『공목장』에 대한 신라 진숭의 주석서인 『화엄공목기』는 지금은 전하지 않지만, 신라의 승려가 지엄의 화엄사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였으며 일본 불교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자료라는 점에서 그 의의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