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은 4음보 1행을 기준으로 총 120행으로 이루어진 장편 가사 작품으로, 기(起)-승(承)-전(轉)-결(結)의 4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필사본 『우헌집(迂軒集)』(4권 2책) 부록에 수록되어 있고,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두루마리로 된 「탐라별곡」과 영월 책박물관에 필사본 1권이 있음.
「탐라별곡」은 1750년(영조 26) 제주목사로 부임한 정언유가 제주의 역사와 풍물을 담아 지은 기행가사이다. 이 가사는 크게 제주의 역사·지리적 특성과 목사 부임과정(기)─제주 백성들의 생활상(승)─한라산의 풍경 감상과 여흥(전)─감회(결)의 4단계로 시상이 전개되는데, 단락별로는 제주의 역사─지리적 환경─제주목사 부임 과정─목사 부임행사 장면─제주의 열악한 자연환경─제주 백성의 생활상─목민관으로서 백성 위로─한라산의 빼어난 경관─영화로웠던 모습 회상─제주목사의 구진 순행─순력 중 벌어진 여흥─12목장 방문─관아로 귀환─목민관으로서의 고뇌 등 14개의 구조로 되어 있다.
먼저 탐라의 옛 역사를 언급하면서 자신이 탐라에 부임하게 된 과정을 서술하고, 이어서 바람과 물이 많아 사람들이 살기에 열악한 제주의 자연환경과 이로 인한 백성의 간고한 삶을 노래한다. “전무(田畝)ᄅᆞᆯ 도라오면 병마(兵馬)로 짓발분 듯”, “각곡(各穀)을 둘너보면 철편(鐵鞭)으로 즛쳣난 듯”이라 하여 제주만의 환경적 원인으로 흉년일 수밖에 없는 상황과 안타까움을 묘사하고 있다. 다음으로 제주 풍물을 서술하면서 한라산을 “노인성(老人星) 발근 광채(光彩) 수역(壽域)을 여러 노코/ 금강초(金剛草) 푸른 빗치 백발(白髮)을 검게 하니”라고 하여 삼신산의 하나인 한라산 곁에 살고 있는 백성들이 신선세계에 살고 있음을 노래한다. 작품의 후반에서는 제주 전역을 순회하면서 방비가 잘되어 있음과 방선문에서의 시름을 잊는 풍류를 노래하고, 북궐의 왕을 생각하며 목민관으로서 백성을 잘 다스릴 것을 다짐하는 것으로 작품을 마무리한다.
사대부 기행가사가 대체로 여행의 동기, 여정의 이모저모, 술자리와 풍류, 신선경에 들었다가 깨어 연군의 정으로 마무리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 데 반해, 「탐라별곡」은 열악한 자연환경 속에서 세금과 진상품에 시달리는 백성들의 생활상을 드러내고 이들을 위로하고자 한 작가의 실학적·현실주의적 세계관이 잘 표현되어 있다. 제주라는 지역의 문화 정체성의 확립과 지역 내의 고유한 가치를 역사적으로 고찰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