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모락산성은 삼국시대 한강유역에 자리한 백제가 남쪽 방향에 위치한 마한의 침입에 대비함과 동시에 남쪽으로의 진격을 도모하기 위한 거점성이다. 산성은 삼국시대 백제 한성기에 처음 축조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성 안에서는 4~5세기 백제토기로 추정되는 호, 옹, 심발형토기, 장란형토기 등의 생활토기들이 출토되었다.
성곽은 계곡을 사이에 둔 동고서저(東高西低) 지형의 산 정상부를 감싸고 있는 테뫼식 산성이다. 길이는 동벽 186m, 서벽 295m, 남벽117m, 북벽 322m로 전체 878m 정도이다. 평면 형태는 사다리꼴이다.
성벽은 급경사면인 자연지형을 최대한으로 이용해 쌓아올렸다. 성벽을 쌓는 방식은 경사면 상부를 ‘L’자 형태로 굴착하고, 그 내측을 석재와 흙을 이용해 쌓은 형태이다. 성벽 높이는 최대 6~7m 정도이나, 많이 허물어져 정확한 높이를 파악하기 어렵다. 성벽 축조에 사용한 성돌은 인근 산에서 채취한 할석을 이용하였다. 돌의 크기와 모양이 일정하지 않아 성벽 사이 틈이 많다. 석축 성벽의 축조 형태는 대부분 편축이며, 경사가 완만한 계곡부나 능선과 이어지는 회절부 등은 양쪽에서 쌓아올린 협축성벽이 확인된다.
성 안에서 확인된 시설로는 문지, 치, 망대, 건물지 등이 있다. 문지는 북쪽과 서쪽 두 곳에서 확인된다. 두 곳 다 계곡부 상면에 ‘U’자형으로 함몰된 형태이다. 치는 능선으로 이어지는 회절부에 설치되었다. 총 4개소 정도가 확인된다. 이 가운데 남쪽과 북쪽에 위치한 치는 절벽과 맞닿아 있어 주변을 감시하는 망대 역할을 겸할 수 있다. 건물지와 더불어 주변을 감시하는 망대지는 성내 가장 높은 북쪽을 비롯하여 내부에 평탄지가 다수 확인되는 동쪽 구릉에서 확인된다. 이곳에서는 서쪽 안양분지를 비롯하여 남쪽에 위치한 수원과 북쪽 과천으로 향하는 주요 교통로가 한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정밀 조사에서는 완전한 개체의 대옹이 수습된 주거시설을 비롯하여 2곳 이상의 추정 건물지가 확인된 바 있으며, 서쪽 계곡부 내측에서도 건물지로 추정되는 완만한 단애면이 다수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