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기 고려 중기 전라남도 강진 일대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자 정병(淨甁)이다. 정병은 본래 깨끗한 물을 담는 물병으로, 부처님 앞에 정수를 바치는 공양구(供養具) 중 하나였다. 정병의 기형은 일찍이 통일신라시대부터 제작되었으며, 고려시대 들어서 금속기와 청자로 제작되었다. 국보인 청자 상감연지원앙문 정병(靑磁象嵌蓮池鴛鴦文淨甁)은 청자로 제작된 정병의 대표적 예이다.
전체적으로 비색을 띠는 청자유가 고르게 시유되어 당대 고급 청자의 전형을 보여주는 청자음각 앵무문 정병은 현전하는 동시기 청자 정병과 비교했을 때 첨대(尖臺)와 주구(注口)가 다소 짧은 것이 특징이다.
동체부 전면에는 세 마리의 앵무문이 음각문으로 시문되었는데, 이는 송대 절강성 월주요 청자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동시기 고려청자에 자주 보이는 문양 중 하나이지만, 정병에 표현된 사례는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 소장 청자음각 앵무문 정병 정도만 전하는 등 극히 드물기 때문에 높은 희소성을 띠고 있다.
높이 39㎝이며, 원통형의 긴 목에 몸체는 어깨가 풍만한 참외형이다. 팔각의 짧은 첨대와 다소 굵고 짧은 경부를 지닌 정병으로 동체부는 풍만한 편이다. 비교적 정제된 회청색의 태토를 사용하였으며, 전체적으로 담청색의 청자 유약이 얇고 고르게 시유되었으며, 용융상태가 좋아 비색을 띠는 양질의 청자이다. 아랫부분에 약간의 파손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고려 중기 강진 일대에서 생산된 고급 청자 중에서도 문양의 희소성 때문에 고려청자 연구에 잠재적 가치가 있는 유물로 판단된다. 2020년 2월 13일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고, 2023년 12월 26일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 보물로 승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