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4×6배판 활판본. 일본 요코하마[橫濱]에서 발행되었다. 활판본 외에 초고로 보이는 육필본 원고가 있으나 분량이 활판본보다 소략하다.
리델은 파리외방전교회(Société des Missions Étrangères de Paris) 소속 선교사로, 『한불자전(Dictionnaire Coréen-Francais)』(1880)을 편찬한 바 있으며,문법서 『한어문전』은 이후 서양인들의 한국어 연구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달레(Dallet)에 따르면, 리델은 다블뤼(Dabeluy) 주교, 푸르티에(Pourthié), 프티니콜라(Petinicolas)의 한국어 연구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한어문전』은 「서문(Avant-propos)」, 「한국어 문법편(GRAMMAIRE CORÉENNE)」, 「점진적 연습편(EXERCICES GRADUÉS)」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한국어 문법편」은 제1부 품사론과 제2부 통사론으로 되어 있다.
「서문」에는 이중어 사전과는 다른 문법서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프랑스 선교사뿐만 아니라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외국인에게 도움을 주려는 목적에서 한국어 문법을 정리하게 되었다는 것이 밝혀져 있다. 또한 한국어와 중국어의 차이, 한국어의 어족, 한국의 서법(書法)·발음·단어 형성 등이 정리되어 있다.
「한국어 문법」의 ‘품사론’에서는 한국어의 품사를 관사, 실사, 형용사, 대명사, 동사, 부사, 전치사, 접촉사, 감탄·의문사의 9개로 구별하여 기술하고 있다. 조사는 독립된 품사로 설정되어 있지 않고, 프랑스어의 분류 기준에 따라 ‘ᄒᆞᆫ’과 같은 관형사를 부정 관사로, ‘조금’과 같은 부사를 부분 관사로 다루고 있다. ‘통사론’에서는 여러 품사들 사이의 연계 또는 지배 관계를 다루는 데에 역점을 두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문장의 접속 방법이나 발화상의 연계 기법 등 복합문 구성의 일반 원칙을 기술하고 있는 것과 문어와 구어, 계층에 따른 언어의 차이에서 중요하게 여겨야 할 요소들을 제시하여 의사소통을 하는 데 필요한 한국어 문장 관련 지식을 얻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점진적 연습편」에서는 말하고 쓰는 규칙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언어 구사를 위한 훈련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모두 33개의 단원으로 구성하여 연습의 난이도가 점점 높여 가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한어문전』은 언어학적, 번역학적, 교수법적인 입장이 드러난 저서로, 여기에 반영된 한국어는 서울말을 바탕으로 한 중앙어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루고 있는 내용은, 음운, 어휘, 문장, 텍스트, 문화적 요소까지 망라되어 있다. 이를 통해 한국어를 언어적으로 상세히 이해하도록 함은 물론이고 문화적 맥락에서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따라서 당시 한국어의 연구, 프랑스인들의 한국어 연구, 외국인들의 한국어 습득 및 교수 등에 관한 내용을 살피는 데에 가치가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