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본문 231쪽, 하권 본문 238쪽. 『정음발달사』는 훈민정음, 훈민정음 관련 책, 훈민정음 관련 기관들에 대한 내용을 망라하여 훈민정음에 대해 종합적인 고찰을 시도한 책이다. 상권은 제1편으로 「고전(古典)의 해고(解詁)」, 하권은 제2편으로 「연혁(沿革)의 고증(考證)」으로 명명되어 있다. 「고전의 해고」는 예의(例義)와 해례(解例)의 분석과 설명, 언해(諺解)에 관한 고찰, 『동국정운(東國正韻)』, 「사성통고(四聲通考) 범례(凡例)」, 『홍무정운역훈(洪武正韻譯訓)』 등의 참고문헌에 관한 기술로 이루어져 있다. 「연혁의 고증」은 세종이 훈민정음을 친제(親製)한 본뜻을 중심으로 훈민정음 제작의 기원, 정음(正音)과 언문(諺文) 등의 훈민정음의 여러 명칭과 용법, ‘ㆍ’의 자형(字形)을 비롯한 훈민정음 창제 이후의 수정 과정, 언문청(諺文廳, 正音廳) 및 각종 서적 편찬 등의 훈민정음 관련 정책, 훈민정음 창제에 협찬을 하였던 주요 인물에 관한 내용 등 모두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하권의 본문이 500쪽에 가까운 분량을 자랑하는 상당히 방대한 연구서이다. 내용 면에서 이 책은 특히 훈민정음 창제와 관련하여 상형설(象形說)이 어떤 성격을 지니는지를 오행설(五行說), 오음설(五音說)과 관련하여 천착하여 상당한 바를 밝혀 내었다는 면에서 가치를 지닌다. 이처럼 이 책은 이후에 훈민정음을 연구하는 데에 길잡이가 된 책이다.
책 앞머리에 있는 자서(自書)를 보면, 이 책은 홍기문이 조선일보사 기자로 근무하던 시기(33∼37세)에 수집해 놓았던 자료를 토대로 1940년 『조선일보』가 폐간이 된 후에 집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예언(例言)을 보면, 자료의 수집은 도서관에 들르거나 남이 소장하고 책을 빌려서 발췌를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인용문을 제시할 경우에는 가능하면 중복을 피하려고 노력을 하였으며, 이 책에 전문(全文)이 수록된 것이 아닌 경우에는 출처를 밝히고, 간접 인용일 경우에는 인용의 출처를 밝히는 등 자료를 제시하는 데에 정확함과 신중을 기하려고 노력을 하였다. 이렇게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이에 대한 해설과 분석을 거치는 식으로 책을 집필하였는데, 『조선왕조실록』을 5년간 두 번이나 통독을 하고서 집필을 시작했을 정도로 사실(史實)과 고증(考證)에 심혈을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