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열이 『훈민정음(訓民正音)』(1446) 원문을 현대어로 풀이하고 한갑수가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려 보신각(普信閣)에서 단행본으로 펴내었다.
『풀이한 훈민정음』의 내용은 ‘「세종 임금님의 글씨」, 이극로의 「머리말」, 최현배의 「머리말」, 「훈민정음(訓民正音)」(상단), 「훈민정음」(우리말로 풀이, 하단), 유수의 「풀이한 『훈민정음』 뒤에」, 유열의 「꼬리말─간단한 해제를 아울러」, 『석보상절(釋譜詳節)』 서문 앞에 있는 『훈민정음언해』에서(1ㄱ, 4ㄴ, 15ㄱ, 15ㄴ 수록)’로 구성되어 있다.
전형필이 소장하고 있던 『훈민정음』 원본을 빌려 조선어학회에서 『훈민정음』 영인본을 내게 되었는데 한문 원본이 어려운 순한문으로 씌어 있어서 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웠으므로 한문으로 기술된 『훈민정음』에 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우리말로 풀어서 옮긴 것이다. 저자의 꼬리말에 따르면, 정인승의 가르침과 유수의 도움이 이 책의 편찬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핵심은 『훈민정음』 원본을 상단에 제시하고 하단에 이를 우리말로 옮긴 것에 있다. 어제 서문과 예의의 아음(牙音)을 우리말로 옮긴 양상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훈민정음 우리나라 말이 중국과 달라 한자와는 서로 잘 트이지 않으므로,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지라. 내 이를 위하여 딱하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노니, 사람마다 하여금 쉬이 익혀서 날로 씀에 편하게 할 따름이니라. ㄱ은 어금닛소리니, 군ㄷ자의 처음 나는 소리와 같고, 갋아 쓰면 ․뀨ᇢㅸ의 처음 나는 소리와 같으니라. ㅋ은 어금닛소리니 ․쾡ㆆ자의 처음 나는 소리와 같으니라. ㆁ은 어금닛소리니, ․ᅌᅥᆸ자의 처음 나는 소리와 같으니라.” 이렇게 되어 있을 뿐 기술 내용에 관한 자세한 설명은 전혀 없다. 따라서 한문으로 기술된 원본 자체의 의미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에 이 책이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훈민정음』의 기술 내용에 관한 설명은 비록 간단하기는 하지만 6쪽에 걸친 「꼬리말─간단한 해제를 아울러」에 제시되어 있다. 여기에는 한문본 『훈민정음』의 기술 내용이 항목별로 간단히 소개되어 있고, 언해본 『훈민정음』에 추가된 내용, 훈민정음 창제 연도와 『훈민정음』의 제작 및 발간 연도와 관련한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