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상징은 언어기호에서 소리와 의미의 관계가 필연적이라고 느껴지는 언어표현이다. 음성상징을 기반으로 생성된 단어를 음성상징어 또는 흉내말이라고 한다. 음성상징어는 ‘의성어’와 ‘의태어’로 나뉜다. 의성어는 자연의 소리를 모방하려 하기 때문에 소리와 의미의 관계가 직접적이다. 의태어는 행동이나 모양, 느낌을 나타내는데 소리와 대상상의 관계가 명확하지는 않다. 한국어에서 음성상징의 실현 방법은 자음과 모음을 교체하여 어감의 차이를 갖는 것이다. 주로 의성어와 의태어, 색채어에서 사용한다.
언어기호 가운데에는 소리가 실물과 직접적으로 결합되어 있어서 소리가 그 실물을 표현하는 데 다른 소리로 표현하는 것보다 더 적절한 것으로 느껴지는 일이 있다. 이처럼 소리와 의미의 관계가 필연적인 것으로 느껴지는 언어 표현을 ‘음성상징(sound symbolism)’이라 한다.
언어기호에서 ‘소리’와 ‘의미’의 문제는 ‘관습론’과 ‘규약론’으로 대립되는 그리스의 철학적 논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는 오랫동안 언어기호의 해결되지 않는 쟁점이 되었다. 하지만 소쉬르(1916)의 『일반언어학 강의』에서 언어기호의 자의성에 대한 세 가지 증거, 즉 ‘나라마다 말이 다르다’, ‘말은 변한다’, ‘동음이의어가 존재한다’는 명백한 증거가 제시된 이후, 주류 학계에서는 언어기호에서 ‘소리’와 ‘의미’의 관계를 우연한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언어기호 가운데 소리와 의미의 관계가 밀접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는 점을 완전히 부인하기 어렵다. 사피어(E. Sapir)는 ‘mal-mil 실험’이라는 유명한 연구를 통해 상대적인 크기와 관련된 의미에 있어 피실험자의 80%가 /a/를 /i/보다 큰 사물과 관련짓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노이만(S. Newman)은 dark-light 비교 실험을 통해 자음 가운데 유성자음이 ‘크고 어두운’ 의미를 갖는다고 보았다. 음성상징의 보편성을 찾고자 하는 여러 실험이 있었지만 언어기호에서 소리와 의미의 관계를 필연적인 것으로 보는 데는 여전히 회의적인 의견이 많다. 물론 개별 음소나 자질에 대해 언중들이 공감하는 소리에 대한 인상이 있다. 국어에서 ‘ㄲ, ㄸ, ㅃ, ㅆ, ㅉ’을 된소리라 하고 ‘ㅋ, ㅌ, ㅍ, ㅊ’을 거센소리라 하는 것은 한국 사람이 이러한 부류의 소리에 대해 갖는 어감을 이름에 반영한 것이다.
음성상징을 기반으로 생성된 단어를 음성상징어(줄여서 상징어) 또는 흉내말이라고 한다. 음성상징어는 소리를 모방한 ‘의성어’와 소리 이외의 행동이나 모양, 느낌을 나타낸 ‘의태어’로 나눈다. 한국어는 의성어와 의태어가 매우 발달하여 국어사전에 수록된 의성어와 의태어의 수가 5천을 넘는다. 대부분의 언어들이 의태어보다 의성어가 발달한 데 반해 한국어는 의성어보다 의태어가 발달한 것이 특징이다. 의성어는 의태어에 비해 소리와 의미의 관계가 직접적이다. 하지만 한국어에서 닭 울음소리를 ‘꼬끼오’라고 하는 데 반해 영어에서는 ‘cock-a-doodle-doo’라고 하며 프랑스어에서는 ‘cocorico’라고 하는 것처럼 의성어도 나라마다 다르다. 나라마다 차이가 있지만 자연의 소리를 그와 유사하게 모방하려는 데서 기원했다는 점에서 의성어는 음성상징의 실현으로 볼 수 있다. 반면에 한국어의 의태어에서 소리와 대상의 관계는 명확하지 않다. 의태어 가운데 일부는 ‘절룩절룩(절다)’, ‘기웃기웃(기울다)’처럼 일반 어휘에서 파생된 것으로, 이들은 음성상징에 기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한국어에서 가장 뚜렷한 음성상징의 실현 방법은 자음과 모음을 교체하여 어감의 차이를 갖는 것이다. 주로 의성어와 의태어, 색채어에서 사용하는데, ‘반짝반짝-번쩍번쩍’처럼 양성모음과 음성모음을 교체하거나 ‘감감-깜깜-캄캄’처럼 예사소리, 된소리, 거센소리를 교체하여 어감의 차이를 실현한다. 양성모음은 어감이 밝고 산뜻하며, 음성모음은 상대적으로 어둡고 큰 느낌을 준다. 예사소리에 비해 된소리나 거센소리는 강하고 거센 느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