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명은 박은종(朴銀鍾)이다. 1924년 2월 15일 황해도 해주에서 출생, 평양신학교 예과를 거쳐 만주로 가서 하얼빈 영어학원, 봉천신학교를 졸업하였다. 그뒤 만주 등지를 돌아다니다가 1946년 해방 직후에 월남하여 실향민으로 살았던 체험이 작품 활동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1941년 『아이생활』에 동시 「피라미드」,「겨울밤」 등이 추천되어 문단에 나온 후, 초기에는 기독교 사상을 바탕으로 한 동시를 주로 썼으나 1948년 이후 동화 창작에도 관심을 가졌다. 서울중앙방송의 시(詩) 담당 프로듀서(1947~1950)로 있으면서 동인지 『죽순(竹筍)』과 시지 『등불』의 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하였다.
『부엉이와 할아버지』(1950), 『봄과 나비』(1952) 등은 허무의식을 기독교적으로 승화시킨 작품들이며, 시집으로 『시인과 산양』(1958), 『그대 내 마음 창가에』(1959), 『주의 곁에서』(1961), 동시집 『초롱불』(1957), 『꽃 이파리가 된 나비』(1972) 등이 있다. 동시집 『초롱불』(1966)은 필명 박은종으로 발표하였다.
향수와 그리움이 주된 정서로 드러나는 시집은 1970년대 이전에 발표한 『초롱불』, 『독본』 및 『전집』 등이다. 명절을 맞이하였으나 고향에 가지 못하는 실향민의 애환과 전쟁으로 인한 상처와 아픔을 고향의 자연환경에 빗대어 표현하였다. 분단으로 고향을 잃은 가족 이산의 고통을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더 이상 고향에 갈 수 없는 상실감이 모든 시 전반의 정감과 닿아 있다.
『봄을 파는 꽃가게』(1980),『아파트와 나비』(1989) 등의 향수를 일으키는 그리움이 1980년대 이후에 발표한 동시에서도 많이 나타나지만 그 아픔이 승화되어 미래를 향한 기대로 접목되거나 절대자에게 귀의하는 시로 나타난다. 고향 부재의 결핍감이 삶의 근원을 묻는 화두로 변모한다. 절대자에 의지한 정신으로 그리움은 희망과 사랑으로 회복되어간다.
1962년 김동리가 엮은 『박화목 아동문학독본』의 작품해설에서 “확실히 과거의 동요를 시의 경지에 끌어올려 놓으려 하였다. 그의 동시에서 엿볼 수 있는 것은 아이들의 생활이기보다는 아이들의 상상(想像)의 세계, 순수한 동경(憧憬)의 세계, 그것이 아닌가 한다.” 라고 하였다. 박화목은 동시의 형식을 빌어 스스로의 문학정신을 드러내기를 원하였으며, 동시도 문학작품으로서의 미학적 가치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박화목의 시는 읽히는 시보다는 노랫말로 불리는 것이 더욱 친숙할 정도로 동요의 가사로 애용되었다.
조선청년문학가협회 아동문학위원을 비롯하여 기독교방송 방송부장, 전국문화단체총연합회중앙위원, 한국아동문학회 부회장,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위원, 한국문인협회 아동문학분과 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1972년 제4회 한정동아동문학상을 시작으로 하여 1989년 제38회 서울시문화상(문학 부문), 대한민국문학상, 기독교문학상, 1993년 옥관문화훈장, 한국전쟁 문학상, 2001년 제1회 한국음악저작권대상 가곡 부문 작사가상, 한국아동문화대상, 황희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