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잣 (잣)

식생활
물품
경기도 가평군에서 생산되는 잣나무의 종자.
물품
재질
열매의 씨
용도
식품
관련 의례
잣으로 점치는 풍습|잣술 담그기
내용 요약

가평잣은 경기도 가평군에서 생산되는 잣나무의 종자이다. 『세종실록』 「지리지」에 토산품으로 언급될 정도로 널리 알려진 이 지방의 특산품이다. 산림의 약 24.7%가 잣나무숲인 가평군은 잣고을이라 불릴 만큼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잣을 생산한다. 잣은 2년에 걸쳐 성숙하는데 결실량은 기상 상태, 병해충 발생, 잣나무의 결실 주기 등과 관련이 깊다. 잣송이는 갈고리가 달린 장대로 채취하며 껍질을 벗겨 속의 알맹이를 먹는다. 잣은 고단백 영양 식품으로 잣술, 석탄병, 약식, 엿강정, 영양밥, 잣죽, 전복쌈을 만들어 먹는 유용한 임산물이다.

정의
경기도 가평군에서 생산되는 잣나무의 종자.
연원

잣은 신라에서 중국에 주12라는 이름으로 선물한 특산품이었다. 신라송(新羅松)이라 불린 잣나무는 「신라촌락장적(新羅村落帳籍)」에 세금을 부과하는 나무로 등장하고 나라에서 많이 심을 것을 권장하였다. 가평잣은 조선의 『세종실록(世宗實錄)』 「지리지(地理志)」에 가평현의 주13으로 기록될 정도로 예로부터 명성이 있는 특산품이고 진상품이었다. 조선시대에 중국이나 일본에 잣을 선물로 줄 때 한 번에 수백 근씩 보내곤 주1

잣은 사람이 일일이 나무에 올라가 갈고리가 달린 긴 장대로 채취한다. 잣을 식용하려면 우선 갓 채취한 주2을 건조하여 잣 공장에서 잣송이에 붙어 있는 딱딱한 알맹이를 털어낸다. 이 알맹이를 주3이라 부르는데 이것을 2~3일 건조한 후 껍질을 벗겨서 하얀 알맹이인 주14을 얻는다. 실백을 다시 주4주5으로 분리하여 식용으로 판매한다.

잣은 지방유(73.9%, 주성분은 주15, 리놀린, 주16 등)와 단백질(14.8%)을 풍부하게 함유한 고단백 식품이다. 불포화도가 6으로 식물성 지방질 가운데 제일 높다. 또한 가평잣은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주6, 주7, 약식, 엿강정, 주8, 잣죽, 주9 등을 만들어 먹으며, 잣막걸리, 잣국수, 잣과자 등이 상품화되기도 하였다. 한의학에서는 기력이 약하거나, 변비, 정력 등에 효험이 있어 대표적인 자양 강장약으로 처방한다. 동의보감이나 민간에서도 잣은 영양이 좋으므로 원기 부족일 때 잣죽으로 먹을 것을 권한다.

관련 풍속

잣으로 새해를 점치는 풍습이 있었다. 정월 대보름 전날에 틈실한 잣 열두 알을 바늘에 꿰어 열두 달을 정하고 불을 붙여 보아 잘 타는 잣알은 좋은 달로 여기는 풍속이었다. 잣술을 담궈 정월 초하루에 마시면 새해에 액운을 물리친다는 민속도 있었다. 호남지방에서는 질병을 물리치기 위해 문 앞에 잣나무를 심는 풍습도 있었다.

변천 및 현황

가평군은 전체 산림의 약 24.7%가 잣나무숲이어서 잣고을이라 불릴 만큼 전국에서 잣을 가장 많이 생산한다. 2010~2021년의 통계로 보면, 연평균 1,621톤으로 전국의 38.9%이며, 생산액은 138억 2천8백만 원으로 단연 으뜸이다.

최근에 잣 생산량은 전국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다. 가평잣도 예외가 아니다. 잣나무의 결실량은 기상 상태, 병해충 발생, 결실 주기, 노령화 등과 관련이 깊다. 잣나무는 대체로 15년생부터 결실을 시작하여 30년~50년생일 때 왕성하며 그 후에 쇠퇴한다. 잣은 5월에 수분 수정하여 다음 해 10월에 성숙하며 주17가 지나면 수확한다. 결실에 이르는 기간이 길어서 생산량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대표적인 영향인자는 기상, 병충해, 노동력, 주18 등이다. 수분 수정할 때와 주19에 날씨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잣이 익어가는 여름철에 기온이 지나치게 높고 날씨가 너무 더우면 잣송이 안으로 열기가 침투하여 잣의 속알맹이가 절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는 잣이 충실하게 성숙하지 못한다. 이처럼 고온이 지속되면 잣송이가 주10이 되어 쭉정이나 미성숙 알갱이가 되고 이것은 생산량 감소로 이어진다. 주11, 소나무 허리노린재, 넓은 잎벌, 명나방 등에 의한 피해도 크다. 병해충 방제는 국지적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실시해야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잣나무의 노령화도 결실량 감소에 영향을 준다. 잣나무는 한 번 해거리로 3~4년 동안 결실량이 감소한다. 잣나무숲을 잘 관리하는 것이 생산량을 꾸준히 유지하는 방법이다.

가평군은 잣고을의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군의 산림과, 산림조합, 가평군잣협회와 함께 노력하고 있다. 군은 산림 소득을 진작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원하며, 정부도 ‘잣마을 정보화마을’ 사업으로 마을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 행정과 재정, 공급과 판매 관리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잣 생산이 다소 침체기를 맞고 있다. 공급량을 꾸준히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고, 잣축제와 같은 행사로 진흥을 도모할 수 있을 듯하다. 오랜 명성을 되찾기 위해 재정 자립이 낮은 마을 자치에만 의지하기보다 상급 기관이 앞장서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참고문헌

원전

『세종실록(世宗實錄)』 「지리지(地理志)」
「신라촌락장적(新羅村落帳籍)」

단행본

『경제수종 잣나무』(국립산림과학원, 2012)
『나무백과』 3(임경빈, 일지사, 1988)
『아세아 생약도감』(육창수, 도서출판 경원, 1997)
『원색 대한식물도감』(이창복, 향문사, 2014)
『잣나무의 생태와 문화』(이천용 외, 도서출판 숲과문화, 2006)
『정치사회와 산림문화』(숲과문화연구회, 2020)

논문

노연희, 「잣나무에 있어서 수형이 결실량에 미치는 영향」(『한국산림과학회지』 62-1, 한국산림과학회, 1983)
정현배·전상근, 「잣나무 성숙목의 결실량」(『한국산림과학회지』 41-1, 한국산림과학회, 1979)
홍종균, 「기상인자가 잣나무 결실량과 구과 및 종자의 형질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경희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1)

기타 자료

'임업통계연보', 산림청(2010~2022)
'가평군통계', 산림과(2022)
주석
주1

『조선왕조실록』 중 특히 『세종실록』에 자주 언급되고 있으며 중국은 황제와 황태자를 구분하여 따로 선물함.

주2

잣나무 가지에 달린 잣송이를 땄을 때 마르기 전의 푸른 빛의 잣송이를 일컫는 말.

주3

갓 수확한 청잣을 15일 정도 건조한 후 잣송이에서 알맹이를 털어내는데 딱딱한 껍질을 뒤집어쓰고 있는 이 알맹이를 일컬음.

주4

피잣의 껍질을 벗겨서 탈각한 잣 알맹이를 찬물에 담궈 불순물을 걸러내고 깨끗하게 씻어 건조한 것.

주5

황잣을 뜨거운 물에 담궈 표면에 붙어있는 적갈색의 얇은 껍질을 벗겨내어 말린 하얀 잣 알맹이.

주6

덜 익은 잣송이로 빚은 술로 백자주(栢子酒), 또는 송자주(松子酒)라고 하며 향기가 일품.

주7

잣가루를 멥쌀가루와 감가루에 섞어 찐 떡.

주8

쌀에 잣·은행·밤 등 견과류, 인삼·버섯·나물 등 채소, 전복·홍합 등 해산물과 같이 영양가가 있는 재료를 넣어 지은 별미밥.

주9

마른 전복을 얇게 저며서 잣을 넣어 지은 음식.

주10

여름철 무더위에 절어버린 알맹이를 달고 있는 잣송이로 쭉정이가 되거나 결실이 불량한 잣송이가 됨.

주11

소나무재선충병의 매개충.

주12

잣나무의 열매. 솔방울 같은 단단한 송이에 들어 있으며, 맛이 고소하고 기름기가 많아 기름을 내거나 고명으로 쓴다. 우리말샘

주13

그 지방에서 특유하게 나는 물품. 우리말샘

주14

껍데기를 벗긴 알맹이 잣. 우리말샘

주15

올레산의 글리세라이드. 올리브유 따위에 많이 들어 있으며, 영하 6℃에서 고체로 변한다. 화학식은 (C17H33COO)3C3H5. 우리말샘

주16

냄새가 없는 하얀 밀랍 모양의 고체 지방산. 대부분의 유지에 들어 있으며, 비누ㆍ페인트ㆍ그리스(grease)ㆍ화장품 따위를 만드는 데에 쓴다. 화학식은 CH3(CH2)14COOH. 우리말샘

주17

이십사절기의 하나. 입추와 백로 사이에 들며, 태양이 황경 150도에 달한 시각으로 양력 8월 23일경이다. 우리말샘

주18

한 해를 거름. 또는 그런 간격. 우리말샘

주19

식물이 열매를 맺는 시기. 우리말샘

집필자
김기원(국민대학교 교수)
    • 본 항목의 내용은 관계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공공저작물로서 공공누리 제도에 따라 이용 가능합니다. 백과사전 내용 중 글을 인용하고자 할 때는 '[출처: 항목명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같이 출처 표기를 하여야 합니다.

    • 단, 미디어 자료는 자유 이용 가능한 자료에 개별적으로 공공누리 표시를 부착하고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신 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ID
    저작권
    촬영지
    주제어
    사진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