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농종묘 ()

식생활
단체
1952년, 이춘섭이 부산에서 설립한 종자 회사.
이칭
약칭
흥농
단체
설립 시기
1952년
해체 시기
1998년
설립자
이춘섭
설립지
부산시
소재지
서울특별시 서초구
전신
흥농종묘사
발간지
최신원예
내용 요약

흥농종묘는 1952년 이춘섭이 부산에서 설립한 종자 회사이다. 이춘섭은 1936년 황해도 사리원에서 서선농림합자회사(西鮮農林合資會社)를 설립하였고, 1952년에는 흥농종묘사를 설립하였다. 1958년 흥농종묘㈜로 개칭한 후 종자 산업계에 큰 기여를 한 기업으로 성장하였으나, 1998년 외환 위기로 다국적 종자 기업인 세미니스에 매각되었다. 흥농종묘는 고추, 무, 배추 등 주요 채소를 비롯한 거의 모든 채소 작물의 신품종을 육성하여 농가에 보급하였고, 채소 종자 수출 시장을 확대하는 등 국가 채소 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정의
1952년, 이춘섭이 부산에서 설립한 종자 회사.
설립 목적

이춘섭은 과수 주1을 수입 판매할 목적으로 1936년 황해도 사리원에서 서선농림합자회사(西鮮農林合資會社)를 설립하였으나 실패하였다. 이후 일본인이 독점하고 있던 채소 종자 시장에 ‘종묘보국(種苗報國)’의 뜻을 갖고 뛰어들어 일본 · 중국에서 채소 종자를 수입하여 판매하는 한편, 무 · 배추 종자를 주2 농민에게 공급하여 이익을 얻었다. 이춘섭은 한국전쟁 때인 1952년 부산에서 흥농종묘사를 설립하여 부족한 채소 종자를 공급하여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일조하였다. 이후 회사를 서울로 옮기고 회사명을 흥농종묘㈜로 변경해 주3를 확장한 이후에는 “종자 주권, 흥농 보국, 종자 입국”이라는 사훈에 따라 우수한 교배종 품종을 개발하여 보급하였다.

변천 및 현황

흥농종묘㈜의 모태인 서선농림합자회사는 1936년 설립된 후 평양으로 점포를 이전하였다가 1952년 부산에서 흥농종묘사를 거쳐 1958년 서울에서 흥농종묘로 설립되었다. 흥농종묘㈜의 본사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5가에 있다가 서울특별시 강남구 서초동에 사옥을 신축하여 이전하였다. 흥농종묘㈜는 서초동 본사를 1998년 회사가 매각될 때까지 사용하였다. 해외에도 지점을 개설하여 미국 뉴욕, 중국 북경에 현지 주4을 설립하였다.

흥농종묘㈜는 채소 종자의 육종주6을 하는 연구 농장을 1961년에 경상남도 김해에 불암 육종 농장으로 처음 설치하였다. 이어서 1971년부터 1994에 걸쳐 장항, 입장, 조치원, 해남, 제주, 장수, 음성, 진부, 고성, 대관령 등지에 육종 연구 농장을 개설하였으며, 그중 조치원 육종 연구 농장을 육종 연구소 본부로 그리고 음성 육종 연구 농장을 중부 육종 연구소로 개편하여 운영하였다. 해외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중국 북경과 산동, 인도네시아 자바 등에 연구 농장을 설립하였다. 조치원 육종 연구소에는 업계 최초로 인공 기상실을 설치하였고, 실험실과 온실도 현대적인 규모와 설비를 갖춰 이용하였다. 채소 종자 저장 및 처리장을 업계 최초로 신축하여 운영하였으며, 플러그묘의 생산 판매를 국내 최초로 시도하였다.

그 외에도 상품 선전 및 재배 기술을 홍보하고자 『원예춘추』를 1960년에 창간하였고, 이는 『농업연구』를 거쳐 『최신원예』로 제호를 바꾸어 출판되어 농민들이 원예 작물 재배 지식을 얻는 데 도움이 되었다. 농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채소 재배 기술을 교육하고자 1988년에 시작한 ‘농민대학’은 1996년까지 4,993명의 농민이 수료하였다. 또한 사회 복지 활동으로 1988년에는 윤곡장학회를, 1996년에는 어린이심장재단을 설립하였으며, 이 단체들은 흥농종묘㈜가 매각된 후에도 ‘사회복지법인 흥농의료지원재단’으로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흥농종묘㈜는 고추, 무, 배추 등 주요 채소를 비롯한 거의 모든 채소 작물의 신품종을 주7 농가에 보급하였고, 개발한 품종은 우리나라 시장을 석권하였으며 채소 종자의 수출 시장 확대에도 이바지하는 등 종자 회사 중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였다. 그러나 1998년에 흥농종묘㈜가 보급하였던 수박 대목에서 발생한 오이 녹반 모자이크 바이러스(cucumber green mottle mosaic 주8 피해에 대응한 80억 원에 달하는 농민 피해 보상, 과도한 기업 확장과 외환 위기가 촉발한 운영 자금의 압박에 따라 1998년 다국적 종자 기업인 세미니스에 매각되었다.

주요 활동

흥농종묘㈜는 서선농림합자회사 설립부터 흥농종묘사를 운영할 때까지는 수입한 채소 종자나 종자를 채종하여 판매하는 것을 주요 업무로 하였으나, 흥농종묘㈜로 거듭나면서 1962년 ‘불암1호’ 배추 품종을 필두로 총 486개의 주9 품종을 출시하였다. 이들 품종 대부분은 회사가 세미니스에 매각될 때까지 국내 채소 종자시장을 석권하던 매우 우수한 품종이었다. 대부분의 흥농종묘㈜의 품종들은 경쟁사들이 불법 복제하여 판매할 정도로 성능이 우수하였고, 해외 판매를 목표로 개발한 품종들은 외국의 채소 종자 시장에서도 각광을 받을 정도로 우수하였다. 채소 신품종 중에는 새로운 육종 주10을 세계적으로 최초로 시도하여 육성에 성공한 품종(‘불암사철애호박’은 세계 최초로 종간 교잡을 통해 개발되었음)이나, 외국에서 수집한 유전 자원을 이용하여 오랜 육종 기간을 거쳐 개발한 것도 있다(‘금싸라기은천’ 참외는 개발에 17년이 걸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웅성 주11 일대 주13 고추 품종(‘불암하우스풋고추’), 자가 주12을 이용한 세계 최초 무 일대 잡종 품종(‘불암대형봄무’), 무 자가 불화합성을 타파하는데 이산화탄소 가스의 실용적 처리법 개발 등 품종과 채종 기술 개발의 성공은 우리나라가 세계 채소 종자 시장에 진출하는 기반이 되었다. 흥농종묘㈜의 품종들은 대부분이 교배 주14을 통해 개발된 일대 잡종 품종이었다.

흥농종묘㈜는 협소한 국내 종자 시장을 석권한 데 그치지 않고 해외 시장에 진출에도 적극적이었다. 흥농종묘㈜는 수출 전용 품종을 개발하여 수출하였는데, 주요 수출 품목으로는 무, 배추, 고추, 양배추를 들 수 있다. 무는 일본에, 배추는 중국, 고추는 각고의 노력을 통해 개발한 품종을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지에 수출하였다. 일부 품종은 지금도 현지에서 인기가 있다.

의의 및 평가

흥농종묘㈜는 채소 작물의 품종 개발과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 종자 회사로서 배추, 무, 고추 및 박과 채소 등의 신품종을 개발하여 판매하였다. 흥농종묘㈜가 교배 육종을 통해 개발한 품종은 1998년 세미니스에 회사가 매각되기 전까지 486개에 이른다. 이들 품종은 경쟁 회사의 품종보다 성능이 우수하여 농민들이 선호하였고, 회사 매각 당시 국내 채소 종자 판매액(1500억 원)의 40% 정도인 600억 원의 매출액을 점하였다. 흥농종묘㈜는 일제 주15에서 회사를 설립할 당시에는 채소 종자를 수입 또는 채종하여 판매하는 정도였으나, 1983년부터는 일본, 미국 및 동남아 등지로 채소 종자를 수출하는 회사로 발전하였다. 이와 같은 농산업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아 1997년 수출의 날에 1,0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하고 이춘섭 회장은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하였다.

흥농종묘㈜가 개발한 품종은 맛과 품질 개선, 주16이나 내재해성과 같은 재배 안정성 구비, 다양한 용도, 새로운 재배 시기 적응성 등에서 국내 최초로 개발되거나 경쟁 회사보다 우수한 것들이 많았다. 품종 개발에 있어서 독보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연구소 체제를 갖추고 연구 시설을 확충하였으며, 새로운 육종 기술이나 채종 기술을 개발하여 우리나라 채소 육종 기술의 선진화에 이바지하였다. 연구 능력이 출중한 주17를 많이 배출하였고, 이들은 회사가 다국적 기업인 세미니스에 매각된 후에도 국내 종자 회사에 근무하거나 개인 육종가로서 우리나라 채소 종자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였다.

흥농종묘㈜가 가지고 있던 우수한 육종 재료들은 회사가 매각된 후 국외로 이전되어 우리나라가 우위를 점하고 있던 무, 배추, 고추 등의 채소 품종 개발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 점은 애석한 일이다.

참고문헌

단행본

이춘섭, 『씨앗외길60년』(흥농종묘㈜ 출판부, 1996)
흥농종묘, 『흥농종묘안내-창립60주년기념종합편(1936년/1996년)-』(1996)
한국채소종자산업발달사 편찬위원회, 『한국채소종자산업발달사』(서울대학교출판부, 2008)
한국종자협회, 『한국종자협회 50년사, 1965-2015』(신구문화사, 2015)

기타 자료

『동아일보』(1998.03.27.)
『연합뉴스』(1998.07.01.)
농업정보신문(인터넷 신문, 2015.09.07.)
시민일보(인터넷 신문, 2015.11.10.)
주석
주1

옮겨 심는 어린나무. 우리말샘

주2

좋은 씨앗을 골라서 받다. 우리말샘

주3

회사의 사업이 뻗어 나가는 기세. 또는 회사의 세력. 우리말샘

주4

국내의 자본만으로 외국법에 의하여 외국에 설립된 외국 국적의 회사 법인. 기업의 해외 진출에서, 현지의 협력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설립한다. 우리말샘

주6

좋은 씨앗을 골라서 받음. 우리말샘

주7

길러 자라게 하다. 우리말샘

주8

오이 따위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병. 잎에 얼룩덜룩한 모양이 나타나며, 울퉁불퉁하게 변하기도 한다. 토양이나 종자의 전염으로 발생한다. 우리말샘

주9

종류가 다른 생물을 교배하여 만든 새로운 종자. 우리말샘

주10

유전적 성질을 이용하여 품종을 개량하거나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 내는 방법. 육종의 소재가 되는 변이의 작성법, 선발 방법 그리고 작물의 번식법 따위에 맞추어 정해진다. 우리말샘

주11

꽃가루, 꽃밥, 수술의 생식 기관에 결함이 있어 수정이 이루어지지 않는 현상. 주로 꽃가루 결함에 의한 불임으로 화분이 생성되지 않거나 기능을 상실한 화분이 생성된다. 웅성 불임을 이용하면 일대 교잡종()을 경제적으로 채종할 수 있다. 우리말샘

주12

암수한그루에서 양성(兩性)의 생식 기관이 동시에 성숙하였으나 종자가 생기지 아니하는 성질. 사과, 배, 복숭아, 백합 따위가 이러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우리말샘

주13

교잡에 의하여 생기는 제일 대의 잡종. 대개의 경우, 잡종 강세를 나타낸다. 우리말샘

주14

생물의 암수를 인위적으로 수정시키거나 수분시켜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 내거나 기존 품종을 개량하여 다음 세대를 얻는 일. 우리말샘

주15

통치 아래. 우리말샘

주16

농작물이나 가축이 병에 잘 걸리지 아니하거나 또는 병에 강한 성질. 우리말샘

주17

생물이 가진 유전적 성질을 이용하여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 내거나 기존 품종을 개량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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