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지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통감외기 通鑑外記≫에 보인다. 천황씨(天皇氏)의 12인이 각각 1만 8000년씩을 다스린 뒤 반고씨(盤古氏)가 그 뒤를 잇게 되었는데, 천황씨 때부터 간지를 세우고 역수(曆數) 상에 배열하였다고 한다.
이 때의 간지는 고갑자(古甲子)이다. 또한 ≪통감외기≫에는 반고씨 다음 대를 이은 황제(黃帝) 때에 황제가 대요(大撓)에게 오행(五行)의 원리와 천도의 운행을 살피게 하고 육갑(六甲)을 창제하였다고 한 기록이 있다.
그러나 은나라 갑골문자에 간지표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이 때부터 실제로 사용되었다고 짐작된다. 한나라 이후로는 음양오행가들의 참위학(讖緯學)에 의하여 일상생활의 달력 및 길흉화복을 판단하는 데까지 사용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의 삼국통일기를 전후하여 간지가 사용되었으며, 그 뒤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에 널리 보급되어 일상생활에 사용되고 있다.
우선 간지는 갑자·을축·병인·정묘 등의 순서로 배열된다. 또한 연·월·일에 붙여서 사용되는데, 60회가 되면 다시 갑자로 되돌아오기 때문에, 이것은 일갑(一甲)·회갑(回甲) 또는 주갑(周甲)이라고 한다.
고갑자는 ≪이아 爾雅≫의 <석천 釋天>과 ≪사기 史記≫의 <역서 曆書>에 나타난 기록 간에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고갑자는 주로 ≪이아≫의 것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사기≫의 것도 가끔 사용하며 혼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아≫의 경우, 갑자는 알봉곤돈(閼逢困敦), 을축은 전몽적분약(旃蒙赤奮若), 병인은 유조섭제격(柔兆攝提格)의 식으로 순환하면서 표기한다.
≪사기≫의 경우, 갑자는 언봉곤돈(焉逢困敦), 을축은 단몽적분약(端蒙赤奮若) 등으로 천간과 지지를 합해서 표기한다.
이 고갑자 표기는 우리 나라 조선시대 유생들의 문집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한 육갑의 이칭(異稱)은 많이 사용되는데, 주로 음양가(陰陽家)에 의해 많이 사용된다.
이칭은 주로 천간의 빛깔과 지지의 짐승을 합하여 불린다. 갑자를 청서, 병인을 적호, 무진을 황룡 등으로 순환시키면 된다. 또한 시간을 가리키는 말에 정오(正午) 또는 오정(午正)·자정(子正)이 있는데, 오정은 낮 12시를 뜻하며 자정은 0시 정각이다.
현행 시제(時制)는 24시간이므로 12지 시제에 결합시키려면, 각 지시(支時)를 초시(初時)와 정시(正時)로 갈라야 한다. 예를 들면 오초는 낮 11시부터, 오정은 낮 12시부터 1시간이고, 자초는 밤 11시, 자정은 0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