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이병은의 아들 이도형(李道衡)과 문인들이 편집 · 간행하였다. 서문과 발문은 없고, 끝에 간기가 있다.
12권 6책. 신연활자본. 국립중앙도서관과 전북대학교 도서관 등에 있다.
권1에 시 226수, 명 3편, 상량문 20편, 혼서(婚書) 1편, 자사(字辭) 7편, 권2에 제문 24편, 봉안문 6편, 축문 8편, 고유문 6편, 서(序) 57편, 권3에 기 70편, 권4에 제발(題跋) 41편, 논 7편, 설 7편, 권5에 잡저 16편, 권6에 행장 38편, 권7에 신도비명 4편, 비 40편, 권8∼10에 묘갈명 137편, 묘표 34편, 묘지명 7편, 권11·12에 서(書) 171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주로 서정시와 서경시가 대부분인데, 교육 · 역사 · 도학적인 시가 많으며, 특히 망국의 한을 품고 울분을 토로한 장편시가 상당수에 달한다. 비교적 잔잔하고 전아하면서도 골격이 있고 기상과 격조가 높다.
제발 가운데 「제염재야록후(題念齋野錄後)」는 조희제(趙熙濟)의 『염재야록』에 대한 발문으로, 을사늑약(乙巳勒約)과 경술국치 때 의(義)를 내세운 애국지사와 이(利)를 도모한 매국노를 준엄하게 분별하고 있다. 논 가운데 「성인여세추이론(聖人與世推移論)」은 성인은 세상의 변천에 따라 흔들리지 않음을 강조했고, 「여제생독자치통감거사론(與諸生讀資治通鑑擧事論)」은 『자치통감』을 읽으면서 일에 따라 의리를 거론한 것으로, 22편의 항목에 걸쳐 역사적 사실을 경전의 정신에 입각해서 도학적 역사인식으로 해석하여 논술하고 있다.
잡저 가운데 「일리함만수(一理涵萬殊)」는 하나의 이치가 만수를 함축하듯 우주의 천태만상이 결국은 한 이치로 돌아간다고 전제하고, 태극의 본체가 하나인 것처럼 인성(人性)의 본체도 한 이치가 여러 가지 이치를 함축하고 있음을 밝혀 이일분수설(理一分殊說)을 설명하고 있다. 「심기(心氣)」는 심과 기를 설명한 것으로, 심을 이(理)로 보는 입장에 반대하고 스승인 전우(田愚)의 학설에 따라 심성(心性) · 이기(理氣)의 분대(分對)에 관해 절충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심을 기로 보는 것은 이(理)와 비교해 볼 때 그렇다는 것이며, “주재(主宰)와 지각이 있고, 도모(圖謀) · 사려(思慮) · 상량(商量)할 수 있는 것은 심이고, 주재나 상량이 없으면서 다만 발동(發動) · 운용(運用)하는 것은 기이다.”고 하여 심과 기, 심의 직분과 기의 직분이 다름을 밝히고 있다.
「성존심비(性尊心卑)」는 심종설(心宗說)을 반박한 것으로, 성은 형이상이요 심은 형이하로서 상하의 구분이 뚜렷함을 전제로 성을 심의 본체이자 근원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書)의 별지에는 주로 경전 · 성리설(性理說) · 예설(禮說) · 문묘수호(文廟守護) · 시사 등에 관한 논술이 많은데, 당시의 석학 110여 명과 왕복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