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흥의 6대손 김이탁(金履鐸)이 병화에 산일된 유문을 수집했고, 1840년(헌종 6) 김복흥의 8대손 김수범(金守範)이 편집·간행하였다. 권두에 오한원(吳翰源)·이윤명(李潤命)의 서문과 권말에 이문규(李文規)·김이탁·김수범의 발문이 있다.
5권 1책. 목활자본.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있다.
권1에 시 15수, 권2에 제문 3편, 권3에 정문(程文) 4편, 권4·5에 부록으로 증별서시(贈別序詩) 26수, 만사 5수, 제문 2편, 행장·묘갈명·묘지명 각 1편, 통문(通文) 2편, 고유사(告由辭) 1편, 봉안축문(奉安祝文) 2편, 세계표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주로 당시 명공석학 이대유(李大0xF92B)·최상중(崔尙重)·양사형(楊士衡)·노사회(盧士誨) 등과 주고받은 서정시가 많고, 명나라 장수 여응종(呂應鍾)과 화답한 시는 서로의 은근한 정회를 나타낸 것이 특색이며, 144운(韻)을 써서 경물을 읊은 배율(排律)의 장편 서경시도 있다.
이문규는 발문에서 김복흥의 시를 “충담, 수려하면서도 골격과 기상이 있고 천태만상과 같이 구비된 문장은 귀신이 탄복할 노릇이며, 당송십대가(唐宋十大家)와 서로 백중지간(伯仲之間)이 될 만하다.”라고 극찬하였다. 예로부터 많은 사람의 입에 회자(膾炙)되어온 작품들이다.
제문 가운데 노우명(盧友明)에 대한 제문에서는 음운학(音韻學)에 밝고 문장력이 특출함을 추모했으며, 최상중에 대한 제문에서는 학문의 깊이와 임진왜란 때 왜적과 싸운 의열(義烈)을 높이 찬양하였다.
정문의 「군자화(君子花)」는 연꽃에 대한 시제(試題)로서, 연의 상태를 생동감 있게 묘사해 군자에 비교한 글이다. 문장이 특출하여 당시 시관인 윤근수(尹根壽)가 “신작(神作)이다.”라고 극찬한 부체(賦體)의 과문이다. 이외에도 「오왕장(五王帳)」·「영안수조(永安受詔)」는 도시(道試)와 사마시(司馬試) 때 모두 장원한 글로서, 옛날의 과문(科文)을 연구하는 데 좋은 자료가 된다.
부록의 「증별서시(贈別序詩)」와 「만사」는 정염(丁焰)·이상형(李尙馨)·조찬한(趙纘韓) 등 당시의 많은 석학들이 화답하고 증여한 것을 모은 것인데, 특히 임진왜란 때 명나라 장수 여응종이 저자의 집을 찾아와 수일간 유숙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떠날 때 쓴 서(序)와 시에서 상호간의 정의를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