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권 3책. 목판본. 1927년 그의 증손 한수(翰壽)에 의해 편집, 간행되었다. 권말에 최현필(崔鉉弼)의 발문과 한수·서익수(徐翊洙) 등의 후지(後識)가 있다. 연세대학교 도서관 등에 있다.
권1∼3에 사부(辭賦)·시·상량문, 권4에 서(書), 권5에 서(序)·기·발·제문, 권6에 제문·잠·명, 권말에는 부록으로 묘지명·행장·묘갈명 등이 수록되어 있다.
「와룡담부(臥龍潭賦)」는 주자(朱子)가 지은 「백록동부(白鹿洞賦)」의 운자(韻字)를 써서 수석(水石)과 국죽(菊竹)을 벗 삼아 사물을 대함에 일어나는 심회를 피력한 작품이다.
이 책에는 대부분 시가 수록되어 있는데, 비교적 차운과 서정시가 많다. 특히 「봉독천명도설감음(奉讀天命圖說感吟)」은 천명·오행·이기·인심·도심·성정·선악·기질 등의 제목을 붙여 읊은 것으로, 도학자적인 지취가 담긴 작품이다. 그리고 스승인 이상원(李象遠)·정종로(鄭宗魯)와 권이복(權以復) 등 당시 명현들에 대한 만사도 있다.
「어부사발(漁父辭跋)」은 이황(李滉)이 지은 「어부사」에 대한 발문으로 「어부사」를 기생에게 노래로 부르게 하고, 황창랑(黃倡郎)·처용(處容)의 춤을 추게 하면서 이 소리를 들으면 마치 신선의 음악을 듣는 듯 귀가 번쩍 트일 것이라고 극구 찬양을 하고 있다.
「퇴계언행록발(退溪言行錄跋)」은 권두경(權斗經)이 엮은 이황의 『언행록』에 대해 쓴 발문이다. 이황의 일거일동 언행을 연구하려면 이 책을 보아야 한다면서, 이 언행록은 『노논어(魯論語)』의 「향당편(鄕黨篇)」과 같다고 강조하였다.
별도의 필사본 『근암유고(近庵遺稿)』가 1979년 아세아문화사에서 영인, 간행되었다. 이 목판본과 필사본의 내용을 보면 상당한 차이가 나며, 특히 필사본에 나오는 잡저 가운데 시정을 논한 글이 목판본에는 모두 빠져 있어 편집 과정에서 산삭(刪削)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