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은 안동(安東). 자는 숙명(叔明), 호는 두곡(杜谷) · 취병(翠屛). 아버지는 고몽담(高夢聃)이며, 어머니는 정세형(鄭世亨)의 딸이다.
김범(金範)의 문인으로 1549년(명종 4) 사마시에 합격하였으나 고향에서 학문연구에 전심하여 『대학』 · 『주자혹문(朱子或問)』 등을 읽고 깨달은 바가 많았다.
둘째형이 당나라 한유(韓愈)의 문장을 읽기를 권하였으나, 성현의 글이 있는데 하필이면 한유의 문장을 배울 것이냐고 거절하였다. 여러 해 동안 『대학』을 탐독하였는데 심지어 식사까지 거르며 학문에 열중하여 마을사람들이 미친 사람처럼 여겼다.
1561년 식년문과에 병과로 급제하고 이듬해 함흥교수로 부임하였다가, 1563년 사직한 뒤 시골에 묻혀 도학을 연마하였다. 또한, 『대학』의 여러 편을 시조로 읊어 교훈시를 만들고, 사상을 시 · 부 · 가(歌) · 곡(曲)으로 체계화하였다.
1595년 풍기군수에 이어 회덕현감(懷德縣監) · 사성 등을 역임하고 다시 낙향하였다. 1605년 경주부윤에 부임하였으나, 곧 사직하였다. 1702년(숙종 28) 선산의 낙봉서원(洛峯書院)에 제향되었다.
저서로는 『두곡집(杜谷集)』 · 『대학개정장(大學改正章)』이 있으며, 시조작품에는 「도부(道賦)」 · 「탄시(嘆詩)」 · 「차기음(差綦吟)」 · 「두곡우음(杜谷偶吟)」 · 「유감(有感)」 · 「임인제야시(壬寅除夜詩)」 등이 있다.